Current Date: 2024년 04월 30일

기고

여성골퍼를 위한 김주태 기자의 골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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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골프는 매우 낯선 운동이었다. 일부 부유층만의 사치스런 전유물 정도로 치부되곤 했다. 그런 골프가 우리나라에서 대대적인 붐을 일으키고 결코 그 벽을 넘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세계적인 무대에서 우승을 거머쥐는 등 국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는 데에는 단연코 박세리를 빼놓고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

그만큼 한국 골프에 있어서 박세리의 역할과 위상은 가히 절대적이다. 박세리는 꿈의 무대였던 LPGA에서 통산 25승을 거두었고 그 가운데 US오픈, LPGA선수권 등 메이저 타이틀만 5, 2007년에는 모든 프로골퍼들의 꿈인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는 등 박세리의 눈부신 활약과 성과는 침이 마르도록 찬사를 보내도 모자랄 정도이다.

박세리의 기적은 한마디로 박세리 아버지 박준철의 골프에 대한 집념과 딸인 박세리의 헌신과 노력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박세리가 세계적인 선수로 우뚝서면서 크게 성공하기까지 수많은 일화가 전해오지만 필자가 직접 경헙한 장면을 한 가지 이야기해 보자면...

때는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국가대표선수들이 각자의 종목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메달 획들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운동에 매진하고 있을 당시, 남녀 골프 국가대표선수들도 천안 우정힐스CC에서 마지막 샷을 조율하고 있을 때였다.

방송국이나 신문사, 스포츠전문지 기자들도 각자가 맡은 종목에서 메달이 유력시되는 종목과 선수들에 대해 훈련장소를 찾아다니며 선수와 감독, 코치를 대상으로 사전취재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었는데...

방송국 스포츠취재부 기자였고 골프를 전담종목으로 하고 있던 필자는 히로시마 출국을 며칠 앞두고 금메달이 유력시되는 여자골프 선수들의 훈련장인 우정힐스CC를 찾아갔다. 감독, 초치진과 미리 취재스케줄을 협의하고 간 터라 취재는 일사천리로 잘 이뤄졌다. 당연히 국가대표 에이스인 박세리의 컨디션과 메달전망에 대해 문답이 이루어졌고 별다른 이변만 없다면 개인, 단체 금메달이 낙관시 된다고 코치진은 전했다.

 취재를 마치고 그날 밤 선수들이 묵고 있는 호텔에 짐을 푼 취재팀들은 카메라 없이 비교적 편한 상태에서 선수, 코치진과 식사도 함께하면서 얼굴도 익히고 운동선수로서의 애환과 코치진의 애로사항도 청취하는 등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일찍이 잠자리에 들었는데...

깊은 잠을 자다 복도쪽에서 들리는 알 수 없는 소리에 선잠을 깬 필자는 가만히 문을 열고 그 소리의 정체가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내밀었다. (다음호에 계속)

 

[202262414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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