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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95살, 일본이 사죄할 때까지 멈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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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과 여성역사관 전시실에 옛 활동모습이 담긴 사진앞에 선 김문숙 이사장

“위안부 문제가 이제 과거사가 되듯 역사관도 이제 위안부 문제로만 아니고 국민 동력을 키우는 장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망백을 얼마남겨두지 않은 원로여성운동가 김문숙(95) 사단법인정신대문제대책부산협의회 이사장은 온힘을 다해 유지해온 ‘민족과 여성역사관’의 향후 비전을 이렇게 응축했다.

코로나19로 최근 2년 가까이 딸의 케어속에 병원과 역사관을 오가며 휴관과 개관을 반복하면서 역사관의 명맥을 이어왔다. 평생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인권과 미래 세대들에게 올바른 역사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운동을 전개해온 김 이사장은 이제 메모판으로 겨우 소통을 해야할 정도로 기력이 쇄약해졌지만, 정신만큼은 어느 때마다 또렷하고 투쟁의지는 여전히 불타올랐다.

지난 2004년 관부재판을 주도하여 승소하면서 기념비적인 사업의 일환으로 ‘민족과 여성역사관’을 설립하기에 이른 김 이사장은 “일본군 강제위안부 문제와 식민지 36년 학정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일본에 대한 투쟁과 일본의 군국주의 반대, 청소년에 올바른 역사인식 교육의 장으로서의 역할 등 할머니들을 위한 생활비 및 의료지원 체계를 갖추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했다”고 그 취지를 다시 한번 떠올렸다.

“젊은 세대들의 역사인식은 예전보다는 ‘애국’에 관심이 있어 보이지만 개인이 앞서는 젊은 세대들이 과연 나라 생각을 얼마만큼이나 할 지는 걱정이 앞선다”는 김 이사장은 “젊은 세대들이 애국심을 어떻게 길러갈 것인가를 우리 선배 세대들이 고심해야 하고 우리 자체가 애국자가 되기를 기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이사장은 또 국민들에게 희생과 노력을 가르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 국민은 지금 모두 이기주의에 빠져 있음을 개탄하는 그는 “과욕이 없는 인간다운 국민을 키우는 게 우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한일 관계에 대해 “앞으로도 일본의 태도는 여전할 것이라고 본다”며 “한국이 힘을 키워야 되는데 그 힘을 키울 역사관으로 제대로 만드는 것이 희망”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위안부니 식민지니 이런 말들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며 “나라 사랑하는 국민을 키우는 것이 희망”이라고 말했다. 지난 40여년 동안 당시 수십 억 재산을 모두 역사운동에 쏟아 붓고 개인 소유의 호텔 등 건물을 비롯 사저를 팔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역사관 등 역사인식운동에 소진해온 김 이사장은 현재 정관소재 11평 임대 아파트에서 말년을 보내고 있다.

이제 혼자 힘으로 역사관을 오가는 일도 쉽지 않아 김주현(딸)관장의 케어를 받으며 주 3일정도택시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고. 이제 역사관도 매월 임대료 걱정없는 번듯한 공간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대로 키우고 갖추어서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되기를 바란다는 김 이사장.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습니다. 지난해 부산의 마지막 위안부 피해 할머니도 떠나고 전국에 몇 분 남지 않았지만 그들의 아픔과 위로는 우리의 사명이고 아픈 역사를 바로잡고 새기는 것도 이 땅에 평화를 심는 일입니다.” 기림의 날을 앞두고 최근 민족과 여성역사관에서 만난 원로 여성운동가 김문숙 이사장. 그는 일본이 사죄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것이라며 이날도 자료를 스크랩하며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유순희 기자

[2021827일 제136호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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