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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문학

<지역 출판가 화제>

 
 
자기성찰 철학이 돋보이는 시, “세계로”
민립 김상훈 선생 독일어 번역시집 등 출간, 출판기념회

 “나의 시는 쓰려고 쓴 것이 아니고 몸소 체험한 고뇌와 시련의 과정을 거쳐서 얻어진 진실이며 인간존재와 우주의 오의(奧義)를 탐구하는 구원이기도 합니다.” 평소 “시란 자기속에 자기를 투영시켜
봄으로써 보다 영적 표고가 높은 자기 자신을 탐색하는 작업”이라고 강조해온 시조시인 민립 김상훈 부산퇴계학회 회장(전부산일보 사장)이 최근 열한 번 째 시집 ‘그때 그 비빗새 그립다’(세종출판사. 1만원)와 독일어 번역시집 ‘바람처럼 떠나야지’(번역자 김천혜. 에른스트 얀젠 번역자문. 세종출판사. 1만원) 등을 출간했다.
 
 이 두 권의 시집에 인생의 황혼기, 무르익은 시심을 풀어놓은 민립 선생은 그간의 작품을 추려 첨삭한 작품을 내면서 “세월이 갈수록 어렵고 세월이 갈수록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것이 시도(詩道)인 것 같다” 며 “결실이니 성숙이니 하는 것들보다 끊임없는 상실과 공허만이 남는것 같다” 고 소감을 피력했다.
 
 “그때 그 비빗새가 그립다”는 5년전 민립선생이 고희기념으로 낸 기념문집 1권, 시집3권, 시평집 1권 등 6권에 이은 작품으로 총 99편의 시와 1편의 산문이 실려있다. 이중 마지막 1편에 ‘나의 인생, 나의 문학’ 을 상재, 작가자신이 바라보는 자신의 문학세계를 겸허하고도 진지하게 분석, 시작(詩作)의 의미를 담아냈다.

 그런가하면 자기성찰과 고백, 자연주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독일어 번역시집, ‘바람처럼 떠나야지’는 시인이 남자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섬세한 내면세계의 터치와 주옥같은 시어로 아름다운 시세계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세상에 대한 집착과 욕심, 미련 따윌랑 훌훌 던지고 본성회복을 염원하는 표제시, ‘바람처럼 떠나야지’는 시작(詩作)을 통해 자기성찰을 연마해 온 최절정판 삶의 철학이 묻어난다.
 민립 선생은 “지구촌시대, 언어를 통한 문화⋅예술 전반의 광범위한 교류가 날로 탄력을 더해가고 있는 때, 외국의 많은 독자들이 힘들이지 않고 작품을 대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작가로서의 사명이라고 여겨, 독일어 번역시집을 내게 됐다.” 고 말했다.
 
 
 
 
여성문학연구 기초세운 연구자의 결실
최근 다섯권의 책을 낸 정영자 부산문인협회장

 한편 문학평론가로 지역문단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오고 있는 정영자(전 신라대국어국문학과 교수) 부산시문인협회 회장도 최근 다섯권의 책을 출간해 화제다. 열번째 시집인 ‘세계여행시집(248쪽)’, 미국 독일 동유럽 프랑스 캐나다 등을 여행하면서 적은 ‘세계여행수필집(413쪽)’, 학문적 활동의 대부분을 한국여성문학연구에 전념해온 만큼 저자의 연구세계를 엿볼수 있는 ‘한국현대여성문학사(580쪽)’는 여성문학사 연구에 기반을 닦은 큰 결실. 이외에도 ‘부산시인연구3(462쪽)’을 비롯 36편의 국내 문학마을을 소개한 ‘문학의 마을(327쪽)’ 이 이번에 태어난 옥동자다.

 특히 지난 1991년 부산시인연구 1편에 이은 시리즈로 이번에 세 번째 펴낸 부산시인연구3은 36명의 시인들의 시세계에 대한 따뜻한 평을 담았다. “비평의 기능보다 칭찬 일변의 해설에 부끄러움을 느끼지만 평가보다 한 사람의 독자로서 그 시인의 시 특성을 말하고 시의 개울을 찾아가는 한 사람의 애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해설 자체의 무용론을 펼칠 수는 없을 것” 이라고 의미있는 저자의 해석이다.
 
 “온 국민이 시를 노래하듯 좋아했으면 좋겠다” 는 저자는 평론을 전공했지만 10권의 시집을 냈을 정도로 시작활동도 활발하다. 그동안 시집해설만도 100여편이 넘는다. 또한 한국현대여성문학사의 흐름과 그 특성을 연구, 여성주의 문학에 대한 이론과 역사를 정리한 ‘한국현대여성문학사’는 1920년대부터 1970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현대여성시문학사와 여성소설문학사에 대한 시대별 시인별 체계적 작품연구는 그동안 축적한 작가의 여성주의 연구정신을 짐작케 한다.
 
 저자 정영자회장은 “보다 체계적이고 완결된 여성문학사는 계속해서 시도되어야 하지만, 여성문학의 새로운 도약계기를 마련케하고 본격적인 여성문학연구의 1세대 연구자로서 무리한 모험과 비판의 감내를 무릅쓰고 출판을 감행했다” 고 밝혔다.

 ‘체계적인’ 여성문학사를 바탕으로 ‘통합 된’ 한국문학사가 나오는 자극제가 되길 바라는 뜻이 작가의 소망이 담긴 책이기도 하다.

유순희 기자
[2010년 11월 15일 13호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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