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4월 27일

포커스

“여럿이 함께하면 큰 희망을 만들죠”

조병국 홀트아동병원 전 원장
 
%C0%E7~1.PNG"국내 입양도 보편화되고 인식도 많이 변화되었지만 여전히 한해 2000여명의 아동이 해외로 입양되는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특히 해외입양의 40%가 장애아이고 보면 이들에 대한 사회인식이 문제인 것 같아요."
 
올해 부산이 선정한 원북원 도서 '할머니의사 청진기를 놓다'(삼성출판사, 1만2천원)의 저자 조병국(79) 홀트아동병원 전 원장이 부산을 찾았다.
올해 부산이 선정한 원북원 도서 '할머니의사 청진기를 놓다'(삼성출판사, 1만2천원)의 저자 조병국(79) 홀트아동병원 전 원장이 부산을 찾았다.
"국내 입양도 보편화되고 인식도 많이 변화되었지만 여전히 한해 2000여명의 아동이 해외로 입양되는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특히 해외입양의 40%가 장애아이고 보면 이들에 대한 사회인식이 문제인 것 같아요."
 
올해 부산이 선정한 원북원 도서 '할머니의사 청진기를 놓다'(삼성출판사, 1만2천원)의 저자 조병국(79) 홀트아동병원 전 원장이 부산을 찾았다.
올해 부산이 선정한 원북원 도서 '할머니의사 청진기를 놓다'(삼성출판사, 1만2천원)의 저자 조병국(79) 홀트아동병원 전 원장이 부산을 찾았다.
 
12일 오후 부산시립시민도서관(관장 서상교)에서 열린 '저자와의 만남'시간을 통해 부산시민과 조우한 조 전원장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6.25사변과 9.18수복, 1.4후퇴에 이르기까지격변의 한국사와 함께해온 지난 인생담을 담담하게 밝혔다.
 
국내 입양문화가 보편화되지 않았던 때, 이런저런 이유로 낳아 핏덩이 같은 아이를 버리거나 또는 어쩔 수 없이 아동기관에 맡겨야 했던 부모들로 인해 외국 입양을 추진하면서 한때 미아 수출국이란 오명까지 떠안기도 했지만, 장애아동마저 보듬어 온전한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외국입양부모들의 품에서 제2의 삶과 희망을 찾은 입양아들을 접할 때가 가장 보람이 컸었다는 조 전 원장. 망팔의 연세에도 시종일관 또박또박하고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50년 의료인생 소회를 에피소드와 함께 털어놓았다.
 

조원장은 이날 홀트아동복지회 부속의원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봉사의료인 답게 시민과의 대화를 가진 후에도 홍보영상을 틀어주며 홀트아동복지 기관홍보에 바빴다.
 

버려진 고아들의 대모, 6만 입양아의 주치의이자 어머니였던 조병국 전원장의 숙명같은 의료인생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혼자는 힘들지만 여럿이 함께 하면 큰 희만들어낸다"는 진리를 좌우명처럼 부여 안고 세상에 따뜻한 온기를 뿌려온 가슴따뜻한 사람. 희끗희끗한 쪽머리에 온화한 미소가 인상적인 그는 피란지서 다친사람들을 보며 의과대학을 결심했다고.히 조소아과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존재인 어린이들을 위해 일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의대 3년 시절 임상실습을 하면서'홀트'라는 곳과 고아들을 처음 알게됐다"는 조원장은 이때 시립아동병원과 홀트아동복지회라는 곳을 알게 되었고 국내 고아원 영아원 입양기관의 실정도 비로소 제대로 알게된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당시만 해도 차라리 문을 닫아버렸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부실하게 운영되는 곳도 많았다는 조 전원장은 우리 어른들이 아동권리헌장대로 살고 있는지 많이 반성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전원장은 어머니의 무모한 행동으로 두 다리를 잃고 고아가된 아이가 해외로 입양가서 양부모 밑에서 행복하게 자라는 모습을 볼 때, 뇌성마비 장애아가 입양후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되어 찾아온 아이, 언어교정사, 소아과의사 등이 되어 돌아온 사람들을 만날 때 의사로서 정말 잘 살았다는 자위를 하게된다고 말했다.
 
그는 장애에 굴하지 않는 열정과 의지, 세상을 향해 활짝 열린 따뜻한 마음을 가진 성인으로 곧게 성장한 입양아들을 보면서 어느 누구도 어떠한 환경에 처하든 쉽게 절망할 필요가 없다는 진리를 깨달았다고."우리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신은 그 기도에 화답하는데 그게 바로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병든 고아들을 돌보면서 의학적으로는 설명이 되는 그런 경우를 수 없이 많이 보아왔거든요." 버려진 아이들도 단 하루를 살더라도 부모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그는 외국 사람들의 입양관이 상당히 부러울 때가 많았다고 말한다.
 
그는 "소위 '익스텐디드 패밀리Extended family'라고 하는데 이들은 자기가 아이를 데려와서 입양했다 생각하지 않고 만약 아이의 친부모를 찾게 되면 그 부모도 한 가족으로 생각하는개념을 갖고 있습니다.
 
" 조 원장은" 외국입양인들은 보는 시야가 우리보다 훨씬 넓고 포용적이며 입양에 대한 인식자체가 다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직에 있을 때 조 원장은 입양되기전 아이에 대한 상황 건강상태 등 여러 장에 달하는 보고서를 꼼꼼히 기록하는 것을 체계화하는데 특히 힘썼고, 입양서류에도 긍정적인 표현을 잊지않았다.
 
때문에 결코 '버려진 아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에서 발견된 아이'라는 표현을 썼다. '버려진 아이'는 슬프지만 '발견된 아이'는 희망적 이기 때문이라는 것.

"앞으로는 우리 사회도 한부모정, 조부모가정, 이혼에 따른 가족해체와 환경에 따른 불임 등 가족형태의 다양화로 남의 자녀를 키우며 살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조 전 원장. 그는 "나도 지금껏 나 혼자서 이 일들을 한게 아니다.
 
무나 많은 분들이 도움을 줬기에 가능했다. 자기 이웃에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면 우리도 할 수 있는 좋은 사회가 될 것"이라며 같이 더불어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유순희 기자
[2012년 9월 25일 제35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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