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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여성은 더 열심히 일하고 능력 쌓은 뒤 권리 요구하라?

 
 
남성중심의 조직문화 여성승진에 최대 장애
 
 
지난 달 29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국내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이 될 여성 임직원비율을 조사한 결과 4.7%로 집계돼, 아직도 우리사회에서는 여성들의 승진에 두터운 유리천장을 실감케 하고 있다.
 
한국사회의 저조한 여성임직원비율 수치는 노르웨이 여성 임원 비율 39.5%, 스웨덴27.3%, 핀란드 24.5% 등 선진국 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
 
이번 조사에서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직원수 100~299명 기준)에서는 여성임원 비율이 8.2%로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직원 수 300~999명 규모의 기업에서는 5.6%로 나타났고, 기업 최고직인 대표이사직에는 여성 대표의 배율은 평균 2.1% 수준에 밑돌았다. ‘기업 승진 과정에서 여성이 차별받는다’ 는 인식에는 상당수 남성도 공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성의 31.5%가 승진이나 승급에서 차별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근무성적 평가와 같은 인사고과에서도 차별당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 여성 개인의 업무 수행능력보다는 ‘남성위주의 회사시스템과 조직문화’ 등 구조적인 요인이 여성의 승진과 급여에 결정적인 영향을 꼽았다. 남성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는 네트워크 능력은 ‘남성의 54.1%가 장시간 음주’라고 답했다.
 
이에대해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내 기업이 중시하는 상명하복식의 충성도, 술자리를 통한 네트워킹 능력도 양육부담이 많은 여성에게 불리한 잣대”라고 지적했다.
 
한편 여성의 경제활동을 뒷받침할 제도가 많이 개선되고 있으나 사회분위기가 따라오지 못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대표적인 육아휴직제도의 경우 육아휴직 1년후 승진 지연(64.6%), 업무변경(21.7%),평가ㆍ보상 영향(10.3%), 사직 압력(3.4%) 등 고용상의 불리한 변화를 겪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를 수행한 김종숙 연구위원은 “조직에서 성공한 여성의 롤모델”이 별로 없다 보니 성취욕이 줄어들고 낮은 지위에 만족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여성도 성공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백가영 기자
[2011년 9월 16일 23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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