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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총스님의 마음의 등불

부모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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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부모로부터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부모가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은혜는 그 무엇으로도 측량할 수 없습니다. 그 은혜에 대해 부처님은 왼편 어깨에 아버지를 업고, 오른쪽 어깨에 어머니를 업고 수미산을 백천만 번 돌아 피부가 닳아서 뼈에 붙고 뼈가 갈아져서 골수에 이르더라도 오히려 부모님의 은혜는 갚을 길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렇게 크신 부모님의 은혜를 저버린 채 불효를 저지르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습니다. 부처님이 길을 가다가 백골이 된 한 무더기의 뼈를 보고 절하시는 모습을 제자들이 보고 부처님께 “부처님은 세상에서 가장 높으신 스승인데 어찌하여 한 무더기의 보잘 것 없는 백골에 머리 숙여 절하십니까?” 하고 여쭈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이 뼈는 먼 옛날 나의 조상일 수 있으므로 내가 이 백골에 절한다.” 하시며 조상의 은혜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우리는 평소 자신에 대한 집착은 태산보다 크게 생각하면서도 자신이 입은 온갖 은혜는 잊어버리고 살기가 쉽습니다.

부모에 대한 은혜, 스승에 대한 은혜, 가족에 대한 은혜, 친지에 대한 은혜, 국가에 대한 은혜, 동료에 대한 은혜 등 온갖 은혜를 입었음에도 마치 혼자 세상에 저절로 떨어진것처럼 생각하며 삽니다. ‘견마지양(犬馬之養)’이란 말이 있습니다.

개나 말을 기를 때도 먹이기는 하는데 부모에게 먹는 것이나 제공하고 만다면 개나 말과 다를 바 없다는 말입니다. 즉 부모님을 극진하게 잘 봉양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의식주가 부족하지 않도록 해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주 문안드리는 것입니다.

효자인지 아닌지 알아보는 척도가 있습니다. 바로 ‘출필고 반필면(出必告 反必面)’입니다. 나갈 때는 반드시 부모님께 출처를 알리고, 돌아오면 반드시 뵙고 별 일 없음을 알리는 그런 사람이 진정한 효자라는말입니다. 효도는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젊은 사람도 소외되면 슬픈데 하물며 하루하루를 집에서 소일하는 노인들이야 얼마나 외롭겠습니까? 일 없이 홀로 고독한 것만큼 슬픈 일이 없습니다. 부모님께 작은 일이라도 항상 말씀드리고 관심을 가지는 일부터 해야 합니다.

그런연후에 좋은 음식, 좋은 옷입니다. 어버이날이나 생신 때 얼굴 한 번 보이고 나면 멀리 떨어져 있다는 핑계로 전화한 번 하지 않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우리 자식들이 또한 우리를 보고 배웁니다. 곧 닥쳐올 늙음입니다. 언제나 청춘이 아닙니다. 몸에서 진액이 빠져나가고 온 몸이 수시는 아픔이 곧 우리의 육신을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지금의 부모님 모습이 곧 나의 모습임을 거울 보듯 해야합니다. 무술년도 저물어갑니다. 길가의 뼈 무더기를 보고 땅에 엎드려 절하시는 부처님의 모습을 통해 우리 자신의 참다운 고향이 어디인지 돌아보면서 잊고 지냈던 부모님과 친지, 이웃들에게도 관심을 가지면서 한해를 뜻 깊게 보냅시다.

[20181226일 제1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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