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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작곡가의 시선으로 “결이 다른 공연” 펼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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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주 루체테음악극연구소 소장
 
 
"이렇게 목말랐나? 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홍보기간이 짧았는데도 객석이 가득 메워졌고 관객들이 보내온 기대 이상의 반응은 놀랍고도 감사했습니다."
지난해 설립한 루체테음악극연구소의 첫 작품 '루크레치아'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백현주(47)소장의 말이다.

그는 떨리는 마음으로 내 놓은 이 작품에 대해 '재미있고 신선하다', '공연 보는 내내 유쾌하고 크게 키워나갈 작품이다', '재공연을 했으면 좋겠다'와 같은 청중들의 다양한 격려에 작품 준비하면서 배우들과 쏟았던 노력과 에너지 이상의 보답을 받았다고.

이번 공연은 미국 최고의 인기 작곡가 윌리엄 볼콤의 2008년 신작 코믹오페라 ‘루크레치아’를 작곡자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아 이뤄진 '아시아 초연'으로도 음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루크레치아’는 마키아벨리 원작의 '라 만드라골라(La Mandragola)'를 각색한 것으로 1900년 경 아르헨티나 코르도바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루크레치아 역의 소프라노 김유진, 아눈씨아타 역의 소프라노 구민영, 로렌조 역의 테너 임성규, 이그나씨오 역의 바리톤 시영민, 추초역의 베이스 박상진이 원영아, 신희정이 연주하는 두 대의 피아노와 함께 코믹하고 빠른 전개 속에서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오페라를 진수를 선보였다.

라틴리듬이 다양하게 녹아있는 윌리엄볼콤의 화려한 음악과 극적인 전개 역시 현대음악의 매력을 한껏 발산했고 출연배우와 청중과의 거리가 가까운 소극장 공연의 장점도 최대한 살렸다.

루체테음악극연구소는 2015년 10월 9일 창단했다 . '루 체 테(LUCETE)'는 라틴어로 '밝게 빛
나라'라는 뜻이다. 한글이 창제되어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처럼 새롭고 재미있는 오페라들을 소개하고 다양한 종류의 실험적인 극음악들을 제작함으로써 음악극분야에서 새바람을 일으키고 싶다는 의미를 담아 한글날을 창단일로 정했다는 백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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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음악연구 · 공연 뿌리 부산에 두고 대중 가까이 가고파
작곡가&예술가의 목소리 담은 작품 올리고 싶은 마음

백 소장은 국내외 여행 중에 관객의 입장에서 공연관람을 해 보면 공연의 질과 트렌드가 나날이 발전해 가는데 우리 지역 시민들은 그런 혜택을 풍성하게 누리지 못하는 것이 늘 아쉬웠단다. 그리고 자신은 극음악 연구와 공연의 뿌리를 부산에 두고 대중 가까이다가갈 수 있는 좋은 공연을 선보이고 싶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꼭 필요한데...그렇다면 내가 하자"라고 결심했고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작품들을 하나씩 해보고 싶은 마음과 작곡가로서, 예술가의 목소리를 담은 작품을 올리고 싶은 마음"으로 음악극 연구소를 창단했다.  

백소장은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꾸준히 해 왔음에도 대학전공은 심리학 등 인문학 쪽 분야를택하고 싶었던 마음과 달리 음악의 길로 들어섰다. 부산대학교 작곡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에서도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 때는 자신의 전공인 작곡가로서의 길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서른다섯 즈음에 스스로 결심한 것이 "남의 속도에 맞추지 말고 내 길을 가자"였고 바닥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차근차근 자신의 커리어를 축적하고 성장해 온 것. 그간의 시간들을 돌아보면 신기하게도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음악극 쪽으로 길이 죽죽 열렸다고 한다.

이를 증명하듯 그는 오페라 '해운대-장산국이야기'와 '선비'를 작곡해 창작오페라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았고, 뮤지컬 '왕의 녹차', '날으는 신밧드', '인형아! 친구하자'등을 작곡했으며 국립합창단, 서울, 부산, 울산 시립합창단 등에도 다수의 창작곡들과 편곡작품들을 발표하는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작곡·편곡 작업, 대학 출강에 후진양성까지 하루 일과가 오전 9시~10시에 시작 돼 밤 12시에 마무리 될 정도로 바쁜 일상을 보내는 그의 얼굴에는 힘겨움보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그로인해 행복한 커리어 우먼의 자신감이 묻어난다.

'루체테음악극연구소' 창단 후 첫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끈 백현주 소장은 앞으로 더 좋은 공연을 선보일 생각에 또다시 마음이 설렌다. 우선 '루크레치아'에 대한 반응이 좋아 재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2011년 작곡해 무대에 올렸던 '조선의 딸 나혜석'도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언젠가 관객들에게 선보일 생각이다. 작품을 통해서 시대를 담아내고 삶을 기록하는 것이 예술의 역할이 라고 믿는 그는 이 작품을 통해 한 여성이 시대적 상황 속에서 어떻게 무너져갔는가를 그리고 싶다고.

젊은 감각과 최고의 무대를 위한 도전정신, 열정이 살아있는 '루테체음악극연구소'의 활약이 앞으로 지역 예술계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시민들도 좋은 공연을 자주, 가까이 접할 수 있게 되기를바라본다.


박정은 기자
[2016330일 제7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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