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4월 26일

이운용의 내일은 인도다

사소한 고마움 융숭한 대접에 연연말아야

내일은 인도다<12>-비즈니스 협상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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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은 어떻게 협상하나

인도인은 정보 수집만을 위해서 협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인도인과 수출입 또는 합작투자 등의 협상을 할 때는 정말로 수출입이나 합작투자를 위해서 협상을 하려는 것인지 시장정보를 캐내기 위해서 협상을 하려는 것이지 잘 판단해야 한다.
 
인도인은 몇 년 후에 어떤 제품을 수입하거나 그 사업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막연한 계획이 있는 경우 마치 지금 그 사업을 하려는 것처럼 수입의사를 밝히고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한다. 즉, 제품의 가격,시장동향 등의 정보만 입수하고 끝을 낼것이면서도 샘플을 요구하고 인도까지 출장을 오게 만든다.
 
남의 시간이나 비용에 대해서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인도와 비즈니스 거래가 협상만 요란할 뿐 결과가 안나오는 주된 이유가 이 때문이다. 입찰서류로 기술과 정보만 입수하고 입찰계획 자체를 없애기도 한다. 인도 비즈니스맨의 악명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자신의 심리적 장애부터 극복해라
 
인도인은 문서를 좋아하고 편지쓰기를 즐긴다. 따라서 인도인과의 거래는 대부분인도 측으로부터 들어온 문서로 시작된다.몇 차례에 걸친 교신 후 상호방문 등으로본격적인 교섭이 시작된다.여기서는 문서내용, 법규 등 기술적인 부분보다 협상초기단계의 심리적 장애(부담
감) 때문에 결과적으로 우리 측이 처음부터 커다란 손해를 자초하고 드렁가는 것을방지하기 위하여 ‘심리적 장애’부분을 주로 설명하고자 한다.
 
우선 우리 기업인이 인도를 방문하여 공항에 내리면 얼굴도 모르던 인도 파트너가 매우 다정한 사이처럼 친근하게 다가오면서 꽃다발이나 목걸이(Rose Wood를 대팻밥처럼 얇게 깎아 만든)를 걸어주면서 반갑게 맞이한다. 공항 밖을 나가면 운전사를대동한 차가 대기하고 우리 측을 상석에앉힌 후 호텔로 향한다. 이 동안 인도인은쉴 사이 없이 영어로 이야기하면서 주변경치, 정치, 종교 등 온갖 주제를 다 동원하여 우리 측에게는 good, wonderful, thankyou라는 말 외에는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호텔에서도 체크인부터 방까지 거의 모든 점을 불편하지 않도록 신경써준다. 저녁에 집에 초대하면 온 가족이 함께 맞이하면서 증손자까지 일일이 소개하면서 친근함을 표시하고 인도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는 자기가 해결해 줄 터이니 아무걱정말하고 수다를 떤다. 식사는 수 십 가지의 음식을 내오고 12시가 넘어도 쉽게 끝나질않는다.
 
식사 후 호텔로 갈 때는 자기 승용차에 운전사를 붙여 대기시키고 인도를 떠날 때까지 마음대로 사용하라고 하면서 운전사에게는 각종 세세한 내용까지 직접 지시한다 . 호텔이 아니고 인도기업인의 Farm Houes에 묵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전용차, 전용운전사, 전용하우스보이, 경비원, 요리사까지 준비시키고 아침에는 안부전화까지 온다.
 
이때부터 우리 기업인의 ‘심리적 장애’가 시작된다. 한국에서는 어느 누구한테도 이러한 대접을 받아 본 경험이 없는 우리기업인은 대기하고 있는 하인들에게도 무언가 미안하고 자기하나 때문에 이들이 밤새고생했다는 생각과 한편으로는 으쓱한 기분으로 팁을 과하게 주기도 한다. 아침식사를 끝내고 전용차로 인도파트너를 만나러 가면 어제 불편한 것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우리 측은 Thank you very much라는 말만 되풀이하게 된다.
 
상상도 못할 칙사 대접을 받은 우리 측은 이 정도의 성의 있는 자세를 가진 사람이면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쉽게 판단해버린다. 그리고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 보답할것인지를 우선 생각한다. 이때부터 교섭내용 중 이러이러한 사항은 별로 중요한 사항이 아니니 내가 양보해주지 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본래의 목적인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사소한 것은 웬만하면 양보해 주겠다는 심리적 장애 상태에 빠진다.
 
인도를 알면 이런 심리적 부담은 가질필요가 없다. 우선 인도 측의 융숭한 대접은 아주 당연하다고 생각해라. 전용차, 운전사, 경비원, 요리사 등을 인도 체재기간동안 전부 사용한다 해도 인건비가 싼 인도에서는 하루에 일, 이만 원 정도에 지나지 않으므로 너무 황공해 할 필요가 없다.
 
카스트라는 사회제도 하에서는 이러한 대접은 아주 당연한 것이며 이러한 대접이없다면 오히려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측이 필요 없는 존재라고 판단하면 단 1루피도 쓰지 않는 것이 인도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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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처럼 상대에게 모든 것을 요구하라

한국인끼리의 계약협상은 상대방에 대한 체면 때문에 절대로 무리한 요구사항을제시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일반적인 사고방식인데, 인도인은 우선 모든 것을 상대에게 요구하고 나서 상대가 반박하지 않는 선에서부터 자신이 이익을 얻는다고 생각하여 되든 안 되든 요구하고 본다.
 
계약서 초안에 모든 것을 우리 측 부담으로 해놓는 것은 이런 목적 때문이다.또한 인도인은 이에 대하여 전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즉 이것이 인도인들의 협상방식의 일부이며 상대가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이면 받아들일 만한 상황이 되기 때문에 받아들였다고 생각하고
상대가 양보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따라서 거꾸로 우리가 인도인이 되어 무리하고 생각되더라도 인도 측에 요구해보자. 경우에 따라서 논리적으로(궤변일지라도)인도인을 설득하는데 성공하면 예상치않게도 우리 생각에 무리한 요구사항도 인도 측이 쉽게 수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는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아마처음부터 인도측이 양보할 생각을 가진 부분이었을 것이다. 인도인은 크고 작고를 구분하기 보다는 협상 자체를 즐기는 경향도 있다. 따라서 너무 쉽게 작은 것을 양보하는 경우 상대를 우습게 본다. 상대가 양보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자신이 옳기 때문에 결과가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충분한 근거와 논리를 제시하여 인도인을 설득할 수 있으면 손쉽게 우리목적을 달성할 수도 있다. 따라서 사소한 사항도 체면 때문에 양보하지는 말아야 한다.
 
‘한번 약속했으면 지킨다’는 우리식 관념을 버려라
 
우리측은 협상과정 중 너무 쉽게 약속을한다. 또한 우리가 인도사정을 잘 모르고한 약속임을 나중에 알게 되더라도 우리는 가능하면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손해를 자초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도인은 우리가 인도를 잘 모른다는 약점을 이용한 것이며, 반대로 어제 한 약속이 인도측에 불리한 것임을 알면 인도 측은 조금도 거리낌 없이 어제의 약속을 오늘 번복해 버린다. 즉 어제와 오늘의 상황이 다르므로 최종 계약으로 싸인 하기 전에는 번복해도 아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점은 인도인들의 특유한 생활방식이자, 사회적응력이라고 보아줄 수 있다. 다민족, 다종교, 다계층 사회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상호 수용하고 인정해 나가기 위해서는 현실 변동 상황을 서로 이해해 주지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인도인이 말을 바꾼다 해서 의리 없는 나쁜 사람이라고 매도하기 보다는 내가 인도인처럼 행동하도록 즉, 현지화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즉, ‘한번약속했으면 지켜야지’하는 우리식의 관념은 버려야 한다.
 
경험자의 이야기를 협상에 이용하라
 
처음 인도에 진출하려고 인도를 방문하면 반드시 먼저 진출한 선험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여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인도는 ‘법률의 바다’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복잡한 법률구조와 노리 속에 비논리가 당당히 자리 잡고 있는 나라다. 선험자라해도 법에 대해서는 무지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경험한 것은 대부분 후발자가 밟아갈 코스로 보면 된다. 선험자의 성공, 실패경험은 대부분 후발 진출자가 그대로 당면하게 되는 유사한 케이스들로서 경청하면스스로 새로운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정보의 보고라고 보면 된다.
 
계약을 최종 완료하기 전에 충분히 검토하고 먼저 인도에 진출한 우리 기업인들의경험담, 조
언 등을 아주 사소한 것일지라도 흘리지 말고 내 것으로 만들어 계약협상등에 반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주 사소한 정보까지도 기록해서 서로 나누어 보는 일본기업인들의 태도는 우리가 배워야 할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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