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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수의 세상만사

20대 대통령선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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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통령선거가 본격 시작됐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곳에 선거 현수막들이 내걸렸다. 이른 아침 지하철 역사 앞에서 각 후보 홍보피켓을 든 선거운동원들이 저마다 한 표를 호소하면서 방긋 출근인사를 건넨다. 거리 곳곳이 시끌벅적하다. 유세차량에서 크게 울려 퍼지는 읍소들은 차라리 소음에 가깝다. 인터넷포털사이트 뉴스도 코로나보다 선거보도들로 넘쳐난다.

선거 전략은 역시 네거티브라더니, 제 자랑보다 남 탓을 더 내세운다. 저 후보는 절대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 고 핏대 올리며 숨겨져 있던 갖은 흉들을 폭로하면서 서로 치명적인 총격전을 벌이고 있다. 마치 서부영화 장면 같기도, 때로는 진흙탕 개싸움 같기도 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

유세차량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그 후보의 요란한 목소리와 몸짓에 함께 광란하는, 서부영화 속 역마차의 밴드웨건(band wagon)을 쫓든지. 서로의 허물을 들춰내면서 볼썽사납게 벌이는 개싸움에서 밑에 깔린 언더 독(under dog)’을 응원하고 지지하든지. 까마귀 떼의 지저분한 선거판에서 저 홀로 백로처럼 우아한 사람(snob)인양 남들과 다른 고고한 선택이라도 하든지. 뭐든지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

정치에 참여하기를 거부함으로써 받는 벌 중 하나는 자신보다 못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 것이다.’는 플라톤의 말씀을 귀 담아서, 선택하되 나중에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고 하는 알렉시드 토크빌의 비아냥은 듣지 않아야 하지 않겠나. 오늘도 유세차량들이 소음을 토해내면서 거리를 누비고 있다. 당분간 귀를 조금 열어놔야겠다

 

[2022년 2월 25일 141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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