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1년 04월 13일

데스크 칼럼

재난대피훈련과 안전의식의 생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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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역시 잔인했다. 진도 앞바다를 떠나 제주도를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침몰사건으로 전 국민이 우울과 분노에 휩싸여있다. 생각하기조차 부끄러울 만큼 부패와 부조리와 무능과 비인도적이리만큼 무책임한, 그야말로 총체적 문제덩어리의 폭발로 간주할만한 예견된 인재였기에 더욱 억장이 무너진다.
 
온 국민이 아파하고 침통해하는 만큼 원인제공 대상자들에 대한 분노도 치솟고 있다. 고속질주하듯 경제성장만 급급해오는 동안 우리사회가 도외시한 안전소홀과 부실한 관리감독 책임회피가 불러온 참사요, 오늘날 우리사회의 축소판이자 자화상이다. 산업의 발달과 경제성장의 이면에 함께 성숙되지 못한 후진국형 국민의식이 세월호 참사를 불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사에서 드러난 세월호는 총체적비리의 온상이었다. 선사의 불·탈법 운영은 물론 관련 기관들의 부정과 지도감독 관리소홀 등 문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안전도를 제대로 확인하지않고 선박안전검사를 통과시킨 한국선급이나 승선인원과 화물의 종류, 무게 등을 허위로 적어낸 해운사, 출항보고서를 제대로 확인조차 않고 습관처럼 통과시킨 해운조합에 이르기까지 뿌리깊은 안전불감증과 부실운영의 병폐는 무고한 생명들을 하루아침에 앗아가고 말았다.
 
체계화, 일원화되지 못한 재난관리시스템과 컨트롤타워의 역할부재도 화를 키웠다. 오락가락 우왕좌왕해온 재난안전대책본부의 지휘체계 혼란과 사고대책수습 전략의 착오로 초기대응에도 여러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총체적무능이 드러났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우리의 아들딸들이 뻔히 눈앞에서 바다속으로 가라앉고 있는데 우리가 해준 것이라곤 무엇인가. 망연자실 부모들의 심정은 새카맣게 타들어가는데 구조는 한없이 더디기만 했다. 물론 기상과 조류로 인한 자연적 악조건 때문에 구조에난항을 겪기도 했으나 연일 죽음을 무릅쓰고 잠수하는 구조대의 헌신적 역할에도 불구, 조금만 더 일찍 손썼더라면 하는 아쉬운 부분들이 너무나 많아 안타깝다.
 
이번 사고는 무엇보다 승객의 안전을 소홀히 한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의 책임이 크다 하겠다. 법규를 어기고 안전 매뉴얼마저 무시한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이 승객들은 버린체 나만 살겠다고 뛰쳐나온 무책임한 행동은 어떻게 징벌해야 할 것인가. 가히 살인행위요, 유기행위에 다름아니다. 항간에 떠도는 영국의 해군수송선 버큰헤드호 이야기가 주는 교훈은 참으로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버큰헤드호가 승조원과 그 가족들을 태우고 남아프리카를 항해하다가 풍랑을 만나 거센 바위에 부딪혀 난파됐을 때, 함장 시드니 세튼 대령이 보여준 극한의 자제와 용기, 훌륭한 지휘는 절망적인 공포 앞에서도 병사들을 의연하게 대처하게 했고, 민첩한 행동으로 승선한 부녀자들을 구명정에 모두태워 살린뒤 선장과 병사들은 배와 함께 운명을 같이했다. 이후 영국은 항해중 재난을 만나면 선원들이나 승객들은 서로의 귀에 대고 조용하고 침착한음성으로 ‘버큰헤드호를 기억하라’고 떠올리며 의연하게 대처한다고 한다.
 
승객과 선박을 목숨보다 소중히 해야할 선장이 기본정신을 망각하고 승객들을 배에 가두어둔 체 뛰쳐나온 행위는 전 세계 선장과 선원들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비난마저 받기에 충분하다.
 
경주 대학생 리조트 폭설붕괴사건이 엊그제 있었던 일이 아닌가. 이미 안전불감증에 대한 지적이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고 다시한번 사회 각 부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문제에 경각심을 심어주었건만 총체적 안전시스템에 대한 점검의 부재가 또 다른 화를 불러왔다.
 
이번 기회에 우리 사회에 병폐처럼 뿌리깊이 박힌 안전불감증을 걷어내고 온 국민이 선진 국민의식으로 역할과 소명을 다하는 반성의 기회로 삼아야한다. 가스통을 몇 겹 씩이나 싣고 거리를 활주하는 오토바이 배달족, 도심 주유소들의 화재안전사고 점검, 다중 이용시설과 놀이시설의 기구안전점검에 이르기까지 꼼꼼히 살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침몰 침수 화재 붕괴 추락 등 육 해 공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들이 주위에 얼마나 많이 도사리고 있는가. 대중교통수단은 물론, 일반 가정에서의 안전사고 매뉴얼 숙지, 제도권 교육의 안전교육 강화도 필요하며, 사회 기업 전반의 안전시스템 재점검, 국가의 일원화 체계화된 재난안전관리 컨트롤타워 구축을 비롯해 국가안전 총괄기구의 설치에 따른 매뉴얼 비상훈련과 반복교육이 절실하다.
 
바라건대 이제 국민적 ‘멘붕’에서 헤어나 마음을 추슬러야 한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단결하여 국민적 우울감에서 벗어나 맡은 직분에 충실하고, 나부터 안전에 소홀함은 없는지 스스로 반성하고돌아볼 때다.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안전의식 생활화가 진정한 선진국 반열에 오르는 길이다.
 
[2014년 4월 25일 제51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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