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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바람 차향기

감각의 시대, 차의 맛

감각의 시대, 차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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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감각의 시대이다. 돈이 되는 일이면 뭐든 사고 팔 수있는 신자유주의 시대, 지금 이 시대는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얄팍한 문화가 인간의 욕망을 끊임없이 자극하며, 심지어 본능조차도 조작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듯하다.

그래서 우리의 입맛은 각종 식품첨 가제나 인스턴트 음식에 길들여지고, 우리의 오감(五感)은 길을 잃고 점점 제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다. 이는 우리가 단순히 맛을 모르고 향기를 느끼지 못하는 차원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감각기관을 혼란시키고 어느 하나의 감각만을 기형적으로 확대시켜 우리로 하여금 쉬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게 하며, 균형잡힌 오감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상식을 마비시킴으로써 우리가 타인을 이해하거나 배려하는 능력을 저하시킴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가 고유한 오감을 상실하는 일은 결국우리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삶의 총체
적 부실에 이르게 하는 일이 된다. 이제, 우리의 잃어버린 오감을 되찾고 제 기능을 회복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단순한 감각으로부터 노출되는 일을 피해야 하고, 보고? 듣고? 맛보고?냄새 맡고? 만지는 등의 조화로운 훈련을 통해 고유의 오감을 되살려야 한
다.
 
그것은 일상의 사소하고 규칙적인 감각훈련을 통해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한다. 과거 고대인들은 지금의 우리들보다 몇 배나 더 예민한 감각기관을 가졌다 하니, 우리가 문명으로 인해 그것들을 상실한 셈이다.

차(茶)를 가까이 하자. 한 잔의 차를 준비하며 적당한 온도로 끓어오르는 맑은 물소리를 귀로 들으며, 두 손으로 찻잔의 온도를 감지하며, 코 안으로 번져나는 향기를 맡으며, 눈으로 전해지는 색(色)을 느끼며, 혀끝으로 전해지는 맛을 음미해 보자. 우리의 잃어버린 오감이 그 차 한 잔로 인해 되살아 날것이다.

또한 그 맛은 어떠한가. 흔히들 말하는‘ 달고? 쓰고? 맵고? 떫고? 신맛’이라는 차맛은 바로 오감이 조화된 맛이다. 그것은 어느 하나의 맛에지나침이나 모자람이 없는 그야말로‘ 중정(中正)의 맛’이라고 했으니, 이 편향된 감각의 시대를 극복할 하나의 대안이 될 것도 같다.

굳이 몸과 마음에 미치는 차의 거창한 효능이나 차 한 잔의 가치를 과장해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저 스스로를위해 혹은 누군가를 위해 차 한 잔을 준비하는 마음, 또 그것을 맛보고 나누는 여유를 통해 우리의 오감을 되살리 고 삶을 풍부하게 하는 일, 그 일의 가치를 말하고 싶을 뿐이다.
 
[2009년 12월 23일 제2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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