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4월 16일

사회

‘데이트 폭력’ 사랑싸움 아닌 범죄…가해자 강력처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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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부산 덕천지하상가 폭행 영상(SNS 캡처)

최근 경남 양산과 부산에서 데이트폭력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남녀가 교제하던 중에 발생한 폭력과 관련한 피해자 보호법의 제도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8일 양산시 한 아파트단지에서 술에 취한 A(31)씨가 여자친구인 B(30)씨를 30여분간 무차별 폭행하고, 기절한 B씨를 차에 태워 납치한 사건이 발생했다. B씨는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었으며, A씨는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B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집 앞을 찾아가는 등 위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도 신청하지 않았다가 약 한 달 뒤인 지난 4일에서야 상해·강요미수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9일 발부됐다.

지난 7일 부산 북구 덕천지하상가에서는 한 여성과 남성이 말다툼을 벌이다 몸싸움을 시작했다.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던 남성은 주먹질을 하며 여성을 때렸고 여성 또한 발로 차며 대항했다. 그러다 잠시 후에는 남성이 여성을 일방적으로 주먹과 발로 수차례 때렸다.

여성이 쓰러졌지만 남성은 휴대폰으로 여성의 머리를 내려치고 발로 얼굴을 찬 뒤 여성이 바닥에 쓰러지자 그대로 놔두고 핸드폰을 보며 사라졌다. 이들이 서로 싸우는 장면이 담긴 영상은 9일 오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퍼지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영상 속 남성은 10일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휴대전화를 보여주지 않아 다툼을 벌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두 사람에게 상대방의 처벌을 원하는지, 상해를 가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데이트폭력 신고 건수는 201714136건에서 201818671, 201919940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데이트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한 별도의 법률은 마련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경남지역 여성단체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양산경찰서 확인 결과 자신들은 매뉴얼대로 적절한 보호조치가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양산경찰서에서 말하는 이 적절한 조치란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가 없다면서 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끊임없는 위협과 공포를 당하고 있는 상황에 피해자에게 적절한 조치란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부산여성단체연합, 부산여성상담소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는 13일 성명서를 내고 우리 사회는 데이트 폭력을 사랑싸움쯤으로 사소하게 취급하며, 피해자는 폭력을 인지해도 주변에 도움을 청하거나 대응하기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면서 신상정보를 알고 있는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피해자가 보복을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신고를 하지 못하고, 신고를 하더라도 처벌을 망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수사과정에서 데이트 관계였다는 것이 피해를 희석하는 근거가, 가해자의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은폐하는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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