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4월 16일

독자칼럼

가을이면 생각나는 일

독자투고 (수필)>

백 정 자
부산시 사상구 모라3동
 
 
늦가을 오후 공원 벤치에 앉아 낙엽 뒹구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은 어느새 지난날이 낭만을 찾아 나선다.
 
한들거리는 코스모스 들길을 혼자 거닐고 한적한 가로수길 낙엽을 밟으며 사색에 잠기곤 하던 일, 붉게 물든 산, 노오란 은행잎이 마당 가득한 산사, 모두가 그리운 추억들이다.
 
어느 가을날, 계룡대 삼군학교를 찾은 적이 있다. 화려하게 불타는 단풍나무 앞에서 절로 탄성이 쏟아지던 그날, 그 아름다운 단풍을 나는 언제까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거의 삼십년 만에 고향 언니를 만나던 날, 하늘은 더 높고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둑길을 그리웠던 손을 꼭 잡고 말없이 한참을 걸었다. 그리고 들국화 향 짙은 공원숲에 앉아 둘이서 얼굴 마주하고 목이 아프도록 가곡을 부르던 일 또한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한번은 어머니 합창 경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진주 기차역에서 내렸는데 가로수가 수없이 늘어져있고 떨어진 플라타너스 잎이 좁은 비포장도로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너무 좋아서 끝없이 걷고 싶었던 일이 가을이면 언제나 생각난다. 더없이 아름다운 계절 가을이 있어 나는 참으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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