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수필>
배정자 사상구 모라3동
부산대학교 병원에서 안과진료를 받고 내려오는데 음악회가 열리고 있었다. 넓은 공간이 피아노소리, 노래소리로 가득 울렸다. 얼른 제일 앞자리에 가서 분위기에 하나되어 노래를 따라불렀다. 덩달아 신나고 즐겁다.
교수님의 열정적인 피아노 노래연주와 노래가 정말 감동적이다. 입원환자 외래 환자 몇 십명이 “그리운 금강산”을 부르는데 왠지 마음이 찡하다. “얼굴” “바위고개”가 이어졌다. 얼마나 신나게 불렀는지 목이 다 아프다.
뒤를 돌아보니 대부분 삼,사십대이고 노인은 나 혼자 뿐이다. 그래도 개의치 않고 손을 번쩍 들고 “그리운 금강산”을 앵콜로 청했다. “어르신 무슨사연이 있으시냐”고 물으시기에 노인합창단에서 순회공연하면서 많이 불렀다고 답하자 바로 연주해주셨다.
가곡, 가요곡, 동요, 합창곡 순으로 진행되고 몇 개월 전부터 J동 1층 아뜨리오실(음악,문화공연장)에서 매주 화요일 2시에 음악회가 있다고 한다. 교수님은 음대 재직 중 후두암으로 시한부 삶을 선고받고 처절하게 투병해오는 중 기적적으로 완치되어 감사하는 마음으로 병원 환자들을 위해 봉사하고 계신다고 한다. 이 얼마나 아름답고 귀감이 되는 일인가. 존경과 아낌없는 찬사를 드린다.
은행가는 일로 미처 끝나기 전에 아쉽게 일어날 수밖에 없었지만 길을걸으면서 전동차 안에서 마을버스 안에서 계속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얼마 만에 느껴보는 즐거움인지. 또한새로운 감동 그 자체다. Art채널(문화,예술 전문채널)을 자주 시청하면서 대리만족(?)을 해왔었는데, 종종 가서 신나게 노래하리라 생각하며 빙긋이 웃음 짓는다.
멀쩡한 사람도 이렇게 엔돌핀이 솟고 괜시리 기분이 들뜨는데 병석에 누워만 있던 환자들에게는 생생한 공연감상은 언감생심일텐데 병원 한 코너에서 라이브로 진행되는 이런 문화서비스는 환
자들의 심리안정과 쾌유에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내일은 소풍가듯 슬쩍 찾아가서 노래-“내 마음”을 멋있게 불러야겠다.
[2012년 11월 19일 제36호 3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