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11월 21일

혜총스님의 마음의 등불

불꽃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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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세계불꽃축제가 열렸습니다. 1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은 코로나로 인해 3년 만에 펼쳐진 이 화려한 불꽃의 향연에 환호했지요. 매년 11월에는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도 펼쳐집니다. 그런데 스님은 과연 우리가 이런 축제의 불꽃을 꼭 쏘아 올려야 하는가 하는 우려스런 마음이 듭니다.

어려운 시기에 찰나의 만족을 위해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서 치르는 행사가 가당한 지도 생각해보아야 하겠지만 불꽃놀이가 지구 환경파괴로 이어져 수많은 생명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좀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귀담아 들었으면 합니다.

서울, 부산뿐만 아니라 춘천, 공주, 포항 등 우리나라 곳곳의 축제 현장에서 해마다 불꽃놀이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불꽃놀이 이면에 존재하는 오염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불꽃놀이가 얼마나 우리를 위협하는지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독일 뮌헨대학의 한 연구원은 사람들을 환호하게 하는 불꽃의 폭죽이 환경을 상당히 오염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불꽃과 함께 폭죽에는 산화제와 환원제, 접착 재료, 발사약, 착색제 등이 첨가되는데 불꽃이 발사되어 터지면서 인간과 환경에 손상을 입히는 납, 바륨, 크롬, 염소산염, 다이옥신, 연기, 입자상 물질, 이산화탄소, 질소, 황산화물과 같은 중금속이 포함된 독성 물질이 배출된다고 합니다.

해가 갈수록 더 아름다운 불꽃을 만들고자 형형색색의 현란한 형상을 연출하는데 급급해서 더 많은 화학물질과 첨가물들이 쓰일 것입니다. 그 물질들이 인간은 물론이거니와 지구촌의 수많은 생명들을 죽일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인근 지역주민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폭발에서 발생하는 매캐한 냄새는 물론 고요한 한밤에 터지는 폭발음 때문에 소음공해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절에서는 새벽예불을 올릴 때 법당에서 나무망치로 금고(金鼓;쇠북)를 두드리며 시작하는데 맨 처음 두드리기 시작할 때 마룻바닥을 먼저 두 번 친 다음에 작은 소리부터 서서히 큰 소리로 올려서 칩니다. 마룻바닥을 먼저 작게 치는 이유는 잠든 생명들이 소리에 놀라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이런 스님들의 마음에도 한번 귀를 기울이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제로 사람들이 불꽃에 정신을 놓고 좋아할 때 새들은 놀라서 죽고 불꽃에 맞아서 죽습니다. 땅과 하늘과 바다의 수많은 생명들이 불안과 공포에 떨며 움츠립니다. 북극의 곰들도 지구 온난화로 서서히 터전을 잃고 죽어갑니다. 우리들 마음속에서 가을 밤하늘의 둥근 보름달을 맞는 낭만도, 별을 헤는 낭만도 죽어갑니다.

순간의 향락이 한 인간을 나락에 떨어지게 하고, 한 가정을 파괴하듯이 밤하늘을 수놓는 찰나의 불꽃들이 뭇 생명들을 죽음으로 내몬다는 사실에 눈뜰 때가 아닌가 합니다. 구매력을 충동하기 위해 문 닫은 가게들이 밤새 조명을 켜놓는 것도 돌아보아야 합니다. 필요 이상으로 환하게 밝혀놓은 대형 상점들도 생각을 바꾸어야 합니다. 생존을 위협하는 온난화의 심각한 위기에서 지금은 액셀보다 브레이크를 밟을 때가 아닌가 합니다.

[202211181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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