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5년 03월 14일

혜총스님의 마음의 등불

제주항공 희생 영가를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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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안타까운 사건입니다. 지난 1229일 오전 태국에서 출발해 무안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동체착륙을 시도하다가 공항 외벽과 충돌하는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181명의 탑승객 중 179명이 사망한 최악의 사고로 이번 사고는 항공 안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비극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불시에 유명을 달리한 희생 영가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면서 참사로 사랑하는 가족과 지인을 잃으신 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여객기 사고는 역대 여객기 사고 중에서도 손꼽을 만큼 피해 규모가 컸습니다. 지난 1983년 대한항공 여객기 격추 사고와 1997년 대한항공 괌 추락사고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인명피해가 큰 국내 항공기 사고인데 사고 발생 장소를 국내로 한정하면 역대 최대 피해 사고입니다.

아직 명확한 사고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제주항공과 해당 공항에 대한 여러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여객기를 향한 버드스트라이크, 조류 충돌과 활주로 끝단에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 랜딩기어 미작동 등 여러 요인들이 원인들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사후약방문이 희생 영가들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마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항공 안전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한편으로는 저비용 항공사가 운영하는 저가 항공 운임이라는 부분이 안전을 담보하는 운영을 하지 않았다는 우려도 큽니다. 기장의 과다한 운항 횟수, 노후화된 비행기, 정비 인력 부족 등은 저가항공사가 가지고 있는 사고의 잠재적 요인입니다.

한국은 국토 크기에 비해 세계적으로 많은 저가항공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을 비롯해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7개에 달합니다. 남한 면적의 98배에 달하는 미국과 맞먹는 수준으로 시장은 작은데 경쟁은 과열돼 정비 투자가 계속 열악해지고 있는 가운데 항공권 할인 등 과다 경쟁을 벌이고 있으니 어찌 충분한 안전을 담보할 수 있겠습니까.

싼 것이 비지떡이란 말이 있지만 제주항공 참사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어려우니 저가 항공을 찾는 수요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아무리 기장이 비행기 안전이 우선이고 운항하는데 문제가 없어야 한다고 해도 회사 입장에서는 비행기는 하늘에 있어야 돈이 된다는 입장이다 보니 항공사들이 안전기준을 지킨다 해도 안전이 뒷전이 되기 마련입니다.

항공산업은 국가의 기간산업입니다. 국가 기간산업이 이렇게 되도록 그동안 관망하고 있었던 정부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저가항공사는 물론 대형항공사에도 더욱 철저하게 조종사들과 항공 종사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안전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안전시스템을 구축하고 확실하게 점검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제주항공 희생 영가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합니다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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