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11월 21일

혜총스님의 마음의 등불

석가모니부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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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부처님은 숲과 같은 분입니다.

숲의 삶을 여신 분입니다. 숲을 사랑하시고, 숲처럼 살라고 말씀하신 인류의 유일한 스승입니다. 이 땅의 모든 수행자도 숲에서 태어나 숲의 삶을 배웁니다. 수행자는 출가일이 생일입니다. 이 스님도 열 살의 나이로 출가해 다시 태어났습니다.

숲의 방식 그대로 생각하고, 말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먹고, 자고, 입고, 걷고, 멈추고, 앉고, 서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심지어 숨을 들이쉬는 법과 숨을 멈추는 법까지도 수행자의 길에 들어서 다시 배웠습니다.

출가해 다시 태어나면 한 그루의 나무가 되어 숲을 이룹니다.

숲 속에는 이름 없는 미물곤충에서부터 사자나 호랑이와 같은 맹수에 이르기까지 다 함께 살아갑니다. 그 속에서는 낮고 높다든지, 더럽고 아름답다는 차별로 갈등하지 않습니다. 내 편과 네 편의 상반된 이해관계를 내세워 싸우지 않습니다. 자연의 섭리대로 태어나 살아가고 소멸할 뿐입니다.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다시 햇빛이 비치는 순환의 일부가 되어 삽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나무 밑에서 태어나시고, 나무 밑에서 선정에 드셨으며, 나무 밑에서 '위없는 깨달음'을 얻으신 후 가실 때에도 나무 밑에서 가셨습니다. 부처님 당신이 보이신 나무 밑[樹下]’의 의미는 우리 모두의 화두입니다.

인간으로 태어나 자기의 삶을 버리고 남을 위해 이렇게 철저히 산 사람은 석가모니부처님 한 분 뿐입니다. 남을 위해 온갖 시기 질투와 생명의 위협까지도 마다하지 않으신 당신의 걸음, 행장이야말로 변하지 않는 위대한 법문입니다. 하늘 위, 하늘 아래 존재하는 모든 생명은 평등하다는 존엄성의 법문은 세계의 질서를 관통하는 영원불멸의 말씀입니다.

이 땅에 오신 석가모니부처님은 사바세계의 고통에서 허덕이는 생명을 구원하고자 일체의 영화榮華도 뿌리치셨습니다. 깨달음을 증득하신 후에도 평등한 생명의 존엄성을 일깨우며 세계일화世界一華의 꽃을 피우고자 몸소 길을 나서셨습니다. 45년이란 긴 세월 동안 빈부귀천이나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제도하시길 멈추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의 등불을 밝히고 진리의 등불을 밝힐 것을 당부하시며 게으름 없이 정진精進하라는 말씀을 남기시고 열반에 드십니다. 역사상 누가 있어 이렇게 살았습니까? 석가모니부처님의 일생을 처음 배우고 한 동안 그 무한한 자비를 동경했습니다.

나도 기필코 그렇게 돼야지.’ 하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그 후 부처님의 전생이야기를 접하고는 무수한 세월 동안 거듭 보살행을 닦아온 부처님의 거룩함에 다시 고개 숙였습니다. 잠깐 불이 붙었다가 꺼지는 몇 회의 선행이 아니라, 남에게 보이기 위한 선행이 아니라 헤아릴 수 없는 세월 동안 한결같은 생명존중의 족적입니다.

수행자는 마땅히 부처님을 닮고자 정진해야 합니다.

누군가 올바른 수행법이 무엇이냐고 물어온다면 부처님의 말씀대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그 자체가 진정한 수행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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