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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총스님의 마음의 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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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길은 항상 화두이다. 이리로 갈까, 저리로 갈까. 어디로 가야할 지를 몰라 방황하는 경우가 많다. 길을 찾아 갈 길을 잘 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다수의 사람들은 길이 없다면서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더 이상 길을 찾으려고 하지도 않고 일어서려고도 않는다.


그들에게 과연 길은 없는 것일까. 그런데 참 희한하게도 ‘나에게 길은 없는것일까’ 하는 의문에서 길은 생긴다. 그러니 길을 찾는 사람들은 이질문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인생은 끝없는 방랑의 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눈앞에 탄탄대로가 펼쳐졌다가도 더 이상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는 천 길 절벽을 만나기도 하고, 산길을 걷다가 들판을 가로지르기도 한다. 우리가찾는 그 길은 항상 눈앞에 놓여있 는데도 사람들은 길을 몰라 방황한다.


히말라야 16좌를 완등한 세계최초의 산악인, 엄홍길 씨가 이런 말을 했다.“이 세상에서 길이 없는 곳은 없다. 지금 이곳이 길이 아니고, 길이 막혔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만 길이 없다. 길을 가다가 높은 암벽을 만나도 오르면 그것이 길이고, 낭떠러지가 나오더라도 로프를 타고 내려가면 길이 된다.


길의 진정한 의미는 있는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없는 길을 개척하는 것이다. 걷지 않는 길에 도전하는 것이다” 결국 길도 마음먹기에 따라 어떤 사람에게는 열리지만 또 어떤 사람에게는 닫히기도 한다는 것이다.


조선후기 정조 때 좌의정, 우의정, 영의정의 삼정승 자리를 홀로 도맡아 국정을 살핀 독상(獨相)으로 유 명 한 채 제 공 (蔡濟恭,1720~1799)이란 재상이 있었다. 그가 노년에 고령임에도 불구하고험한 관악산 연주대를 오르려고 하자 당시 길을 안내하던 스님들이노옹의 기력이 못 미칠까 염려해 위험하다고 만류했다. 그러자 체제공은 “천하만사가 마음에 달렸다네. 마음은 장수요 기운은 졸개이니 장수가 가는데 졸개가 어찌 따르지 않겠는가.”라며 기어코 절 뒤편으로 난 천길 벼랑길을 올랐다고 한다.


마음의 힘은 불가사의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마음의 힘이 불가사의한 줄을 모르고 산다. 내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힘이불가사의함을 깨우쳐서 그 마음을 마음대로 운전할 줄 알고 쓸 수 있어야 한다. 마음먹기 달려있다는 말처럼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갈리게 되는 것이다. 유지경성(有志竟成), 의지가 있으면 반드시 이룬다는 말이다.


성공의 길은 성취하고 말겠다고 굳게 마음먹은 사람에게만 열리고 찾아온다. 마음의 불가사의한 힘을 한번 믿어 보라. 그리고 머뭇거리지 말고 마음먹은 대로 한 걸음을 옮겨 보라. 이 길만이 온당한 나의 길이라 여기고 나아가라. 그리고 오로지 노력하고 정진하는 그곳에서 길은 또다시 무한히 열리고 밝은 인생도 열린다.


인생을 요지경이라 하지 않던가. 인생에 정해진 길은 없다. 아무리 탄탄대로로 보이는 길도 우여곡절이 있고, 험한 산길도 때에 따라서는 한없이 편할 수 있는법이다. 그러니 심사숙고는 하되 심사숙고하느라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된다. 한 걸음 떼고 나면, 한 걸음이두 걸음이 되고, 그렇게 쉼 없이 가다가 돌아보면 자신이 퍽이나 대견해 보일 때를 만날 것이다.

[2018420일 제9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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