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생각이 허망한데도 그것을 모르고 집착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있으면 참다운 사람, 해탈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다음은 ‘남이라는 생각’이다. 나 이외의 존재들도 변화하는 존재에 불과한데도 상대를 볼 때 ‘너는 주인인데, 너는 종업원인데, 파출부인데, 집권당인데, 야당인데, 부자인데, 가난한데…’ 하면서 경도된시각으로 바라본다.
나아가 인간이외 생명들을 대할 때도 나는 인간이고 너는 하천한 짐승이라고 마음대로 하려고 한다. 이런 생각을 가지면 역시 참다운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중생이라는 생각은 나는 깨닫지 못해서 고통 받는 사람이라고 단정 짓는 생각을 말한다. 깨닫지못했으니 나는 못난 사람이고 나는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스스로 타락의 길로 걸어간다. 이런 생각을 가지면 더 발전할 수 없다. 학업이 열등한 학생들이나 승진이나 취업에서 누차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중에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마지막으로 오래 산다는 생각은 삶과 죽음에 집착하는 마음이다. 우리는 누구나 언젠가는 이 세상을 떠나야 할 존재인데도 일의 시시비비보다 나이가 많다고 나이를 앞세워 윽박지르거나 반대로 나이가 많다고 업신여기는 어리석음을 말한다.
이 네 가지 생각은 모조리 환상이요, 허상이다. 그런데도 끝없이 여기에 집착해서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정치·경제계에서 갈등하고 투쟁을 일삼는다. 여기에 집착하면 어느 것도 이룰 수 없고, 어떤 갈등도 해결할 수 없고, 진정한 성공도 이룰 수 없다.
이 사회를 아름답게 하고, 이 세상을 멋지게 살고, 성공한 인생을 살기위해서는 위의 네 가지 관념〔四相〕을 타파하는 일을 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네 가지 관념을 타파할 수 있나.
먼저 내가 애지중지하는 사랑스런 몸뚱이는 백년 후에는 백골로변하는 줄을 명심해야 한다. 아무리 예쁘게 화장하고 성형해도 소용없다. 억만금의 재산이나 무소불위의 권세도 십년을 가지 못한다. 이렇게 무상한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세상은 돌고 돌아 영원히 순환하므로 고정된 지위가 있을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내가 지금은 사장이지만 종업원이 될 수 있고, 내가 지금은 사람이지만 개나 돼지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본래 나의 존재는 태양처럼 밝은 존재인 줄 알아야 한다. 깨친 사람과 중생이 둘이 아니다. 어리석어서 중생이요, 깨치면 부처인줄을 알아야 한다. 또 이 육신은 겉모양이 늙고 젊었지만 나의 성품은 노소가 없다는 생각으로 살아야 한다. 이렇게만 살면 죽는 그날까지생생하게 살 수 있다.
살아오면서 경험하고 축척해온 관념들을 타파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이 관념의 감옥을 벗어나지 않고서는 사회적인 성취도 종교적인 깨달음도 이룰 수 없다. 관념의 쇠사슬을 끊고, 나와 남과 세상과 항상 대화해야 한다. 결코 관념의 어리석음이 나의 눈을 찌르게 해서는안 된다.
[2017년 8월 25일 제91호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