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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총스님의 마음의 등불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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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세계 최저인 0.92라고 한다. 한 명의 여성이 평생 낳는 출생아 수가 평균 1명도 안 된다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나라의 미래가 참으로 우려스럽다.

출산은 사회를 발전시키고 지탱하는 근본적인 원동력이다. 정부는 물론 기업, 나아가 전 국민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계속 저출산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면 생산인구 감소로 산업발전의 동력도 쇠약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노년층에 대한 부양비용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다.

이미 유럽 선진국들이 겪은 바와 같이 생산인구가 감소, 노령화하면 조선, 철강, 석유 화학 등의 주요 산업이 국제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저출산의 요인은 크게 경제적 요인과 심리적 요인 두 가지로 짚어볼 수 있다. 정부에서도 몇 년 전부터 저출산에대한 다양한 처방을 내놓고 있다.

경제적 요인 때문에 출산을 포기하려는 사람들을 막고자 출산장려금 지급, 신규아파트 청약 우선권, 양육비 지원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고, 맞벌이 부부를 위한 국공립보육시설 확대, 육아휴직제도 등 여러 가지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정책에 비해 저출산의 심리적인 요인을 해소하려는 정책은 부족하지 않나 싶다.

요즘 젊은이들은 무조건 일찍 결혼하기보다 취직하고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뒤 결혼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되면 가임 기간에 있는 여성들이 미혼으로 남아있게 되고 결국 출산율도 감소하게 마련이다. 또 요즘 출산에 대한 혐오감을 느끼는 젊은이들이 많다고 한다.

‘먹고 살기 힘든데 무슨 아이냐’는 생각, 버스나 지하철 등에서 아이 셋만 데리고 있어도 ‘무슨 짐승이라도 보는듯 하는 시선’ 등 출산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 부정적 의식의 만연, 막연한 인식이 저출산의 요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국가의 적극적인 정책과 아울러 출산에 대한 심리적 의식변화를 꾀하는 적극적인 홍보도 필요하다.

출산은 개인적 선택의문제여서 강제할 수는 없지만 출산에 대한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의식이 청년들과 국민들 사이에 퍼지도록 의식을 변화시키는 운동을 한다면 출산장려정책이 보다 더 힘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는 과거 산아제한 캠페인처럼 출산장려 캠페인을 펼치면 좋겠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자녀와 함께 오순도순 살아가는 모습, 다산(多産)이 주는 행복과 보람, 출산이 바로 나의 밝은 미래라는 긍정적인 의식을 청년들이 가져서 아이를 낳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우주는 수많은 생명들로 가득하다. 생명들이 좋고 나쁜 인연에 따라 어머니 태에 들어오게 되고 세상에 첫발을 디디게 된다.

출산은 부모의 자유의지 위에 하늘이 준 인연이라는 큰행운으로써 세상에 생명을 뿌리고 가꾸는 거룩한 일이다. 그렇게 천행(天幸)으로 찾아오기 때문에 아이를 어떻게 낳아서 기를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좋은 마음으로 낳아놓기만 하면 된다. 일체 생명은 서로 의지하고 관계하며 존재하기에 인연 따라 길러지고 키워지게 되는 법이다.


[20201228일 제12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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