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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수의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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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을 징역 24년, 벌금 180억원에 처한다. 어제 사법부가 한 전직 대통령에게 내린 형량이다.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90세까지 옥살이를 해야 한다. 국민들에게 생중계된 이날 선고공판에서 재판장은100분간 전직 대통령의 범죄혐의에 대한 법의 판단을 조목조목 보
고(?)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대통령의 범죄 사실들을 내 작은 기억용량으로 우기엔 벅찼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국민이 그에게 위임한 헌법과 법률상의 각종 권한을 철저히 ‘40년 지기’를 위해 썼다는 거다. 그것도 지기의 치부를 위해. 하긴 그 둘의 오랜 인연은 이미 혈연공동체를 넘어선 끈끈한 ‘경제공동체’로 엮여 있었다 하지 않던가. 범죄의 중심에 돈이 도사리고 있었다. 또 한사람의 전직 대통령도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그의 범죄혐의는 첨부터 돈과 얽혀 있었단다. 재임 내내 자신의 치부를 위해대통령의 권한을 사용했다는 게 수사와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제 돈을 쫓는 그의 집념과 욕심이어찌나 치밀하고 집요하고 꼼꼼한지 뒤늦게 알게 된 국민들이 혀를 내두르고 있다.


지독한 가난을 이겨내고 성공신화를 이룬 그에게 믿을 거라곤 사람 아닌, 돈뿐이었을까. 서글픈 하루 끝에 정작 국민들의 염장을 지른 건 재벌기업 증권사의 어처구니없는 뉴스. 재벌 증권사가우리사주 배당을 하는 과정에서 주당 1,000원 배당금을 주당 주식1,000주로 계산해서 지급했다는 소식이었다.돈으로 환산하면 한주에 1,000원 줘야 하는 걸 30,000,000원 넘게 줬다는 거다. 이 정도에서 그쳤으면 웃픈 해프닝으로 그쳤을터.


갑자기 제 통장으로 거액의 주식배당이 입금된 사실을 알게 된 재벌 증권사 직원들이 황급히 팔아치웠다고. 이 때문에 매도물량이 쏟아진 해당 증권사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는 이어지는 속보에 국민들은 가슴 치는 거다. 증권사 등 금융기관의 생명은 신뢰, 그 신뢰는직원들의 높은 도덕성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돈 앞에 선 직원들의 도덕은 여지없이 해저드에 처박히고 말았다. 분명히 내 돈이 아니라는 걸 가장 잘 알았을 그 금융전문가들이 돈을 보자마자, 이게 웬 떡이냐, 하고 덤벼들어서야….


호주 멜버른 비즈니스 스쿨 존암스트롱 교수는 자신의 책 ‘인생학교, 돈’에서 이렇게 썼다. “가진게 아무리 많아도 여전히 무언가 부족할 수 있다. ‘내 전용 제트기는 너무 작아. 내 섬은 이상하게 생겼어. 나는 행복한 가정과 21명의 정부情婦가 필요해. 맘에 안 들면 그를 파멸시키고 싶어. 물론 난 할 수있지. 국가가 내 돈을 빼앗으려고해. 나는 내 변호사와 재정 고문을믿을 수 없어. 그들은 나에게서 돈을 빼앗아가는 것에만 관심이 있어.’ 236쪽, 부자도 괴롭다”돈을 신앙시하는 요즘 세태가 점점 두려워진다.

[2018420일 제9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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