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5월 04일

임종수의 세상만사

헌혈합시다!



 
임종수.jpg80대 할머니가 평소 무릎이 좋지않아 온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인공관절 수술이었죠(정확한 의학용어로는 인공관절치환술이라 하대요.). 수술은 잘 되었죠. 한데 수술 이후 갑자기 헤모글로빈 수치가 많이 떨어진 거죠.


수술 전헤모글로빈이 14g/dL이었으나, 수술 후 9.8g/dL로 떨어져 버린 거죠. 주치의는 환자 안전을 위해 수혈하기로 하고, 농축적혈구 2파인트를 요청했으나 혈액원에서 해당 환자에게 맞는 O형 피의 재고가 없다는 회신을 받았습니다.


상황이 급박해졌죠. 우선 보호자의 딸이 지정헌혈을 통해 1파인트 수혈했습니다. 아직 1파인트가 더 필요했죠. 다급한 이 소식은 같은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환자의 손녀에게 전해지면서 동료간호사들까지 알게 됐답니다.


손녀와 같은 병동에서 근무하는 박 아무개 간호사가 본인이 O형이라면서 헌혈을 자청했습니다. 그렇다고 곧바로 수혈할 수는 없습니다. 혈액원까지 직접 찾아가서 지정헌혈 신청을 해야만 할머니에게 수혈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절차가 좀 까다롭죠.


박 간호사는 즉시 헌혈의 집을 방문했으나, 그녀역시 헤모글로빈이 11.2g/dL로 헌혈을 할 수 없다는 애기를 들었습니다. 박 간호사는 동료의 할머니를 위해 포기하지 않았습니다.그녀는 자기 동생에게 부탁했고, 그동생이 흔쾌히 혈액원으로 달려가 지정헌혈 신청을 하고는 할머니에게 수혈을 할 수 있었답니다.


화요일 온종합병원 직원들이 병원 앞에서 헌혈행사를 한다기에, 피가 그리 부족하나, 하고 물었더니 간호부장이 뒤늦게 병동 간호사의 숨은 선행을 들려주더군요. 요즘 피가 모자라서 수술을 해야 하는 의사들이나, 수술 받아야 하는 환자들이 모두 걱정 많이 하나 봅
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병원직원들의 마음도 적잖이 안타까울겁니다. 불과 두 달 전에 헌혈행사를 가졌는데, 그날도 온종합병원 직원들의 헌혈행렬이 줄을 이었다는 소식입니다. 간호사들뿐만 아니라, 물리치료사, 임상병리사, 행정직원들까지 나섰더군요.


솔직히 저는 걱정이 앞서더군요. 저러다 우리 직원들 쓰러지지 않을까 해서요. 간호부장의 말을 듣고는 걱정 붙들어 매기로 했습니다. “건강한 사람들은 헌혈한지 두 달 만에 다시 피를 나눠줘도 괜찮습니다.” 어쨌든 그날 우리 온종합병원 직원60여명이 헌혈에 참여했답니다.


지금도 혈액재고량이 크게 부족하다고 합니다. 특히 O형이 그렇답니다. 헌혈은 생명 나눔이고,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봉사가 생명 나눔이라고 하지 않던가요. 헌혈에 동참해서 생명 나눔을 실천해주세요.


[2017421일 제8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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