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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수의 세상만사

봉사 3.0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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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닥터스 재단이 내년 2017년 재단 창립 20주년을 앞두고 ‘그린닥터스 3.0’시대를 선언했다. 지진, 쓰나미 등 재난지역이나 동남아 빈국에서 의료봉사 활동에 주력해온 단체라‘그린닥터스 3.0’의 의미는 ‘봉사 3.0’을 뜻한다.
 
봉사의 새로운 혁신을 도모하겠다는 의지의 표출인 셈이다. ‘그린닥터스 3.0’은 ‘정부 3.0’을 차용했다. 정부 주도적인 일방향의 ‘정부 1.0’을 넘어, 쌍방향의 ‘정부 2.0’을 구현하던 구각을 깨고, 개인별 ‘맞춤행복’을 자랑하는 ‘정부 3.0’ 시대를 달성하겠다는 게 ‘정부 3.0’. 국민중심의 정부를 지향하겠다는 거다.

1997년 IMF때 온종합병원 병원장인 정근박사가 창립한 백양의료봉사단(그린닥터스 재단 전신) 시절이 ‘봉사 1.0’ 시대. 이때는 의료공황기로 국내 취약계층 의료봉사에 집중했다.
 
이후 2004년 백양의료봉사단이 그린닥터스 재단으로 바뀌면서 개성공단 내 남북협력병원 운영, 재난지역 구호활동, 아시아평화의료대장정 등 국제 의료사각지대에 대한 봉사활동 시기를 ‘봉사 2.0’로 분류할 수 있다.
 
내년 재단 창립 20주년을 앞두고 선언한 ‘봉사 3.0’ 시대는 봉사단체 중심의 일방적인 수혜봉사를 지향하던 것에서 탈피해 수혜자 중심의 ‘맞춤 봉사’ 프로젝트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게다.

새로운 봉사영역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도 돋보인다. 사무처를 확대 개편했다. 사무총장 1인 체제에서 ‘사무총장’과 ‘재무총장’ 쌍두마차 체제로 바꾸었다. 새로 영입된 사무총장과 재무총장은 대기업과 금융기관 CEO출신들이서 ‘봉사 3.0’ 시대 활성화를 위해 튼 역할이 기대된다.

최근 재단 내 정책교수단을 구성해 정책기능도 강화했다. 부산대·부경대·영산대·부산여대·부산과기대·김해대 교수들이 대거 참여했다. 참여교수들의 전문영역도 보건의료 파트뿐만 아니라 경영학, 사회복지학, 사회학, 인문학 등으로 다양해 양질의 봉사프로그램 개발이 기대된다.
 
이들 교수는 또 해당대학 내 ‘그린닥터스 동아리’를 유치해 청년들에게 봉사의 가치관을 익히게 할 계획. 동아리에 가입한 대학부 회원들은 그린닥터스에서 추진하는 외국인 무료진료, 국내외 의료봉사, 무료급식 봉사, 플라워봉사 등에 참여하게 된다.

‘그린닥터스 3.0’ 시대의 핵심사업은 ‘라이프 키퍼(Life Keeper)’ 봉사. OECD 회원국들 가운데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자살률을 낮추는데 포커싱 돼 있다. 단장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중심으로 자살자들을 많이 접하는 수사기관 관계자, 사회복지기관 관계자, 교사 등으로 ‘라이프 키퍼 봉사단’을 꾸릴 방침이다.

또 중고교 청소년과 대학생 봉사자들을 대상으로 자살예방프로그램을 신설해 일정 기간 교육시킨 다음 학교나 사회복지기관 등을 통해 자살 위험군에게 상담 봉사를 할 수 있게 한다. 취약 가정인 한 부모가정이나 홀몸어르신 등에게 정기적으로 안부전화 등을 통해 고독감을 씻어주기로 했다.

10년 넘게 ‘아시아평화의료대장정’이라는 이름으로 펼쳐온 동남아 국가들의 해외의료봉사 활동은 지양하고,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로 방향을 틀었다.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성장을 고려한 방향 전환이다.
 
대신에 재난지역 봉사활동 때 연을 맺거나 기독교 선교사들을 통해 소개받은 아픈 이들을 부산으로 초청 진료하는 데 주력할 생각이다. 지난 2012년 인도네시아 아체주 봉사 때만난 스무살 유니도 연내 부산으로 초청해 간호사 교육을 시켜주기로 했다.

당시 인니 현지에서 만난 유니는 히잡을 쓰고 케이팝을 흥얼거리던 철부지 여중생이었다. 5년 이상의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중인 ‘유니 유학 프로젝트’엔 부산여대를 비롯해 영도해양교회, 부산기독교총연합회, 온종합병원 등이 동참한다.

부산여대에서 간호학과 재학중 4년간 학비를 무상 제공한다. 그전에 한국어가 아직 미숙한 유니를 위해 몇몇 대학의 한국어학당에서 도움을 주겠다고 나섰다. 어렸을 적 탈장으로 대장이 밖으로 노출돼 있는 필리핀의 13살 허난 어린이도 조만간 부산에 데려와 온종합병원에서 수술해줄 예정이다.
 
아이를 소개해준 현지 선교사가 직접 허난을 데려온다. 이른바 ‘봉사 3.0’의 따뜻함이 묻어나는 인간애 발현이다. 그들에게 봉사란, 국가의 성장엔진이고, 국격(國格)을 높이는 일이고, 나눔 실천을 통해 개인의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행복캠페인에 다름 아니다.

‘봉사 3.0’을 선언한 그린닥터스 회원들께 응원과 격려를 보낸다.
 
 
[20161025일 제8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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