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5월 03일

임종수의 세상만사

개성공단 가동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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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예상대로였다. 그린닥터스 재단 일꾼들이 여기저기서 아쉬움을 털어놨다. 정근 이사장과 함께 초기 개성공단 응급진료소를 세우는데 앞장선 이들의 걱정은 더했다. 행여 한반도가 또다시 냉전국면으로 빠져들까 저어해서다.
 
10일 오후 통일부가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발표를 하자마자 조목사님이 페이스북에서 소회를 밝혔다. “오늘 오후 개성공단(가동)이 전면 중단되었다는 통일부장관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복음통일에 대한 기대를 안고 2005년 1월 8일 앰뷸런스를 몰고 개성공단으로 들어갔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그곳에서의 사역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기적 같은 일들을 행하시는 그분의 손길을 의지하며 함께 모여 찬양했던 아름다운 사역들이 추억의 한 페이지로 잠깐 접어두어야 하는 가 봅니다. 언젠가는 복음통일의 그루터기가 싹을 내고 줄기를 내어 잎을 피우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게 되리라고 확신하지만 오늘의 이 소식이 참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아직도 남아 있는 약 170명의 남측 재원들이 무사히 귀환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린닥터스 개성병원장을 지냈던 김정용 원장도 정부의 발표에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4월 총선에 뛰어든 그린닥터스 이사장인 정근 후보 역시 아쉬워하기는 마찬가지.
 
새누리당 후보공천을 노리는 입장이어서 예민한 남북관계에 대한 언급을 주저할 법한데도 거침없이 입장을 밝혔다. 그는 먼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용납할 수 없다는 우리 정부의 결연한 의지를 표출함과 동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실효적이면서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서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
조치를 받아들였다.
 
그러면서도 개성공단의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2004년 문을 연 개성공단은 그동안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천안함 사태 등 숱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중단 없이 한반도 평화지대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제부터라도 남북 당국이 상호 신뢰프로세서를 쌓는 일에 게을리 하지 않음으로써 더 이상긴장국면이 확대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는 특히, 의료를 통한 인도주의적 남북협력 사업은 중단 없이 지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설립한 부산의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 재단은 지난 2005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8년간 개성공단내에서 남북협력병원을 개설, 운영해 모두 35만 여명의 남북한 근로자들을 무료 진료해왔다.
 
개성공단은 그동안 한반도 평화와 화해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 추기경으로선 첫 방북했던 염수정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가 지난 2014년 5월 개성공단을 방문하고 귀환하면서 뱉은 일성이, “개성공단에서 희망을 봤다”는 것이다. 아마 염 추기경은 우리에게 개성공단에서 남북통일과 한반도 평화로 가는 지혜를 찾으라는 의미로 ‘개성공단의 희망’을 말씀했을 것이다.
 
현 시점에 남과 북의 지도자와 지식인들은 김진향 한반도평화경제연구소 소장의 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개성공단은 단순한 상품을 만드는 곳이 아니다. 대립과 분단을 넘는 평화! 평화상품을 만드는 곳이다. 개성공단은 매일매일 작은 통일들이 발현되는 기적의 장소다” 행인지, 불행인지 지금 내가 개성공단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시 문을 열게 해주소서!” 하고 기도하 는 일뿐이다
 
 [2016년 2월 26일 제73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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