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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수의 세상만사

행복이 토론으로 해결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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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토론으로 해결될까요?” 얼마 전 지인이 세미나 초대장을 갖고 찾아왔다. 국민행복을 위해 바른 뜻과 지혜를 모으려고 ‘2019 국민행복포럼’을 개최했단다.

‘행복이라는 가치가 사회전반에 공유될 수 있도록’ 하는 게 행사의 취지라는 지인의 설명에 내가 불쑥 뱉은 말이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행복을 추구한다. 인류가 태어난 이후 지고지순의 목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숨이 멎을 때까지 두 눈 부릅뜨고, 두 귀 쫑긋 세워서, 코를 억지로 벌름거리면서, 입맛을 다시고, 세상을 향해 두 손 뻗쳐 행복을 잡으려고 헤맨다. 물론 이 시도는 늘 실패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시인은 ‘퍼즐 같은 행복’이라고 했다. ‘행복은 / 완성품을 / 발견하거나 /시행착오를 거쳐 / 발명하는 것이 아닌/ 일상에서 행복 조각을/ 발췌하여 완성하는 선택의 예술’이라고.

행복은 이성의 부산물인 판단의 기준이 아니라, 감성에서 흘러내리는 느낌 아닐까. 배우고, 가르치고, 토론해서는 결코 행복을 획득할 수 없을거다. 계량화한 행복의 목표를 달성한 순간 공허함이 새로운 욕구로 솟구치며 행복의 자취를 안개처럼 흩뿌리고 말 테니까.

눈, 코, 입, 귀, 손, 오감을 통해 보고, 맡고, 맛보고, 듣고, 만져서 매 순간 즐거움을 채우듯이, 행복도 그저 매 순간 느끼기만 하면 된다. 지금 이 순간, ‘헬조선’을 외치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헤세의 행복을 음미해봤으면 좋겠다.‘그대가 행복을 추구하고 있는 한, 그대는 언제까지나행복해지지 못한다.

그대가 소망을 버리고 이미 목표도 욕망도 없고 행복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게 되었을 때에야 세상의 거친 파도는 그대 마음에 미치지 않고 그대의 마음은 비로소 휴식을 안다.’


[2019325일 제1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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