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11월 21일

임종수의 세상만사

오보의 아픈 기억

막 수습기자 딱지를 뗐을 즈음. 우연한 기회에 사회고발 기사를 취재하게 됐다. 당시 서면 일대 하늘이 공해로 온통 뿌옜다. 예방의학자 말로는 광화학 스모그라고 했다. 자동차 배기가스처럼 석유연료가 연소된 …

세탁소의 숨겨진 사연

자동수거함에 남편 옷을 맡겨뒀던 아내는 끝내 퇴근길 다시 세탁소에 들렀다. 그 운영방식이 낯선 탓에 못미더워서 그랬을 터. 비밀번호까지 설정해 넣어둔 옷이 하루가 지나도록 그대로 자동수거함에 들어있더란다.…

역사의 주인공

영화가 역사를 닮았다는 느낌이다. 역사가 승자의 개인사를 줄거리로 엮어가듯, 영화도 주인공을 중심으로 얼개를 짠다. 역사는 언제나 승자의 개인사로 기억되고, 영화도 주인공의 역할로 뇌리 속에 박힌다. …

중력법칙에 갇힌 사랑

아침마다 엄마 병실 입구에서 멈칫한다. 냄새 탓이다. 고약하다. 심한 날은 역겨워서 속이 울렁거리기도 한다. 스스로 거동을 하지 못해 누워 지내는 할머니들만 계시는 병실이어서 기저귀를 가는 아침마다 병실은…

와인 같은 삶

우리나라 사람 열 명 중 여덟은 ‘집안이 잘 살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단다. 지난해 보건사회연구원이 국민 3,873명을 대상으로 우리사회의 불공정성과 불평등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다. ‘인생에…

푸른 눈의 소록도 할매 천사들

한 야당 국회의원의 ‘한센병망언’이 최근 봤던 영화 한 편을 떠올렸다. 제목은 ‘마리안느와마가렛’. ‘이역만리 낯선 땅 소록도를 찾아 43년 간 사랑을 전한’ 두 외국인 간호사의 얘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영화…

정치인의 막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염에 휩싸인 모습에 세계가 충격 속에 빠져들었다. 직접 가보진 않았지만 내 가슴속엔 늘 등 굽은 종지기 ‘노트르담의 꼽추’가 자리하고 있던 데여서 더욱…

행복이 토론으로 해결되나요?

“행복이 토론으로 해결될까요?” 얼마 전 지인이 세미나 초대장을 갖고 찾아왔다. 국민행복을 위해 바른 뜻과 지혜를 모으려고 ‘2019 국민행복포럼’을 개최했단다. ‘행복이라는 가치가 사회전반에 공유될 …

빵값 인상의 변명

어딜 가더라도 주택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게가 빵집 아닐까. 우리 집 주변에도 여러 빵집들이 성업 중이다. 경쟁이 치열한 탓에 저마다 색다른 전략 하나쯤 내세운다. 우리 밀을 내세우는 빵집은 가격대가 …

평화의 기도

길 잃은 양떼처럼 헤맸다. 몇 번찾아왔다는 분들도 그때마다 헷갈리는 모양이다. 주소지 마을로 들어섰으나 여전히 갈팡질팡. 지독히 은둔하고 계시나 싶었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졌으니 그럴 수도 있을 터. 집…

괴짜부자 하나우어

이른 아침, 시간이나 확인하려고 틀어놓은 텔레비전에 그만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한국에는 없는 부자들’. 한 공영TV채널의 프로그램이었다. 호기심이 일었다. 대체 어떤 재벌들 얘긴가, 하고. 주제도…

개성공단 사람들

격정토로였다.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어놓은 개성공단이 북한 핵개발 자금줄이었다는 지독한왜곡 앞에 10년 동안 벙어리 냉가슴이었을 그의 심정을 알 듯했다. 개성공업 지구지원 재단 김진향 이사장. 그…

제주 난민

초등학교 시절부터 ‘유엔(UN, 국제연합)’이라는 국제기구를 배웠다. 어린 마음에 평화의지킴이였다. 한국전쟁의 참화로부터 구원해준 것도 유엔군이라고 윗대로부터 귀에 못이 박힐 만큼 듣고 자랐다. 중학교…

통일비용과 북한 지하자원

반공소년들은 자주 궐기에 나섰다. 교실에서, 운동장에서 소리쳤고, 때로는 가슴팍에 새겨진 리본으로 표현했다. 핵심은 ‘무찌르자,공산당!’ 또래인 승복이가 무장공비에게 무참하게 희생됐을 때 정점으…

북한과 제대로 대화하려면

새벽 요의(尿意)에 깼다가 다시 잠들지 못했다.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며 불안감이 엄습했다. 잊었다 싶으면 찾아오는 공황장애 대표증세. 억지로 잠들기를 포기하고 거실로 나와 TV를 켰다. 깜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