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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모성의 바다, 여성의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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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의 첫 순간 경험하는 찝질하고 비릿한 바다의 맛, 우리는 어머니의 바다에서 세상을 경험한다. 바다는 이렇게 원천적으로 모성과 어머니와 여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있다. 바다는 모성이다. 바다는 다음 생명의 준비를 돕거나 산모의 회복을 위해 ‘미역’이라는 해산물을 선사하는 잉태의 바다다. 어머니, 여성만이 생명을 잉태할 수 있듯이 바다는 오롯이 품었다 내어놓는 모성과 흡사하다.

명나라 문헌 ‘본초강목’에 “신라미역, 고려미역이 안팎 종기를 낫게하는 신비한 약재로 사용된 적이 있다”라는 기록처럼, 바다 깊숙이 염분으로 해독되고 켜켜이 바다 물결이 쌓여 숙성해낸 미역이 치유의 효능이 있듯이 어머니의 약손도 치유의 효능이 있지 않은가. 사람도 70%는 수분으로 이루어져있듯, 인간은 태생적으로 물과 친숙하다.

어머니의 바다에서 일찍이 경험해온 우리일진대, 누가 바다를 남성적이라 할것인가. 때때로 세찬 파도의 모습은 거칠진 몰라도 이 또한 산고의 고통을 이겨내는 강인한 모성의 표상이다. 바다 자체가 품고있는 풍요와 정신은 모성 그 자체임을 중언의 여지가 없다.

그런 바다를 온통 자산으로 여기고 사는 도시가 있다면 바로 부산이다. 해양수도, 해양도시를 내세우지만 그냥 ‘바다’ 뿐임이 안타깝다. 그런 부산을 다시 살릴 사람은 여성이다. 생명의 바다, 모성의 바다가 ‘살림’의 기운으로 생명의 존속을 이끌어왔던 것처럼, 미투로 얼룩진 도시오명을 씻어낼 치유의 약손, 모성의 리더십이 필요한때다.


[202087일 제12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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