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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바람소리에도 서민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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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가을을 만끽하기도 전에 밤이면 을씨년스러우리만치 겨울을 재촉하는 바람소리가 요란하다. 가을이면 오색찬란하게 산을 물들이던 행락객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지천에 흐드러진 단풍사이로 인꽃(人花)을 피우던 그들마저 썰렁하다.
 
맥이 끊긴 시중 경기처럼 때 이른 찬 바람 앞에 숨죽인 우리의 산하(山河)가 고요하다. 바람 앞에 맥없이 나뒹구는 낙엽처럼 희망을 잃은 서민들은 하루가 걱정이고, 허울좋은 자영업 ‘사장님’도 돌아오는 한 달이 버겁다.
 
경제불황이 수 년째 계속되면서 소득정체와 가계부채가 증가해 악순환이 쳇바퀴 돌 듯 한다.늘어나는 가계빚에 원리금 상환부담이 커지면서 소비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는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불황형 생계 대출과 보험해약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고,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016년도 한국의 2분기 가계부채는 역대 최대 수준인 1,200조를 돌파했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88.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71.7%보다 크게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얼마 전부터 발효된 부정청탁방지를 위한 일명 ‘김영란 법’ 여파로 문전성시를 이루던 대형 음식점과 고급 요리집은 손님이 절반이상 뚝 줄었다며 울상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정화시키기 위한 과정이 결코 녹록치 않다. 이래저래 사회는 몸살을 앓고 있다. 이뿐인가. 전 세계가 지진으로 흔들리고 순식간에 건물이 잿더미로 변해 귀한 생명들이 어둠속으로 매몰될 때에도 남의 나라 일로만 여겼던 일들이 지금 우리 땅, 한반도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잇따른 지진, 태풍, 홍수 등 괴력의 자연재앙 앞에 온국민들은 불안하다. 팍팍하고 불한한 우리의 현실이 이러할진대 연일 정치권은 시끄러운 소식뿐이다. 한동안 대통령 주변인물을 둘러싸고 파헤치기 보도로 시끌하더니 이제 ‘개헌’이야기로 논란이 들끓는다.
 
대통령이 국회시정연설을 통해 직접 언급한 ‘개헌’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기왕에 말이 나왔으니 지금 시점에서 개헌은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일이고, 더 늦기 전에 현실에 맞지 않는 법을 가려 정비해 보다 민주적인 권력구조로 재편 할, 우리식 개헌을 단행해야 할 때다.

그러나 일각에선 최근 언론을 도배하고 있는 우병우, 최순실 문제를 끄집어 내리고 임기말 등돌린 여론을 다시 돌려세우기 위한 국면전환용 카드라는 비판도 있다. 때가 때이니만큼 측근인물들의 정권개입의혹 이슈가 만만치않은 상황에서 오해를 받을만하다. 참으로 막막하고 난감하고 어수선한 정국이다.

하지만 개헌은 정권연장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한 대통령이 직접 ‘개헌’의지를 표명한 만큼 개헌특위를 구성해서라도 마무리를 지어야 할 일이다. 대한민국호의 미래를 위해 여야 모든 당이 정파적 욕심을 내려 놓고 대선의 공약으로 삼든 그 전에 이루든 국가의 향방과 미래를 결정하는 사안을 차근차근 짚어나가길 바란다.

연말 정기국회가 얼마남지 않았다. 정파의 이익만 따지며 갑론을박할 게 아니라, 미처 챙기지 못한 민생법안과 위기의 지방정부들도 좀 챙겨 현장을 두루 살피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개헌에 다루어질 법안 역시 의사당의 결정권자들 권한만 키우는 권력형태가 되지않도록 그들 스스로 공명정대해야 한다.

경기침체로 온 국민들이 힘들어하는 이때에도 오직 그 고통을 체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정치인이라는 소리를 들어서야 되겠는가. 국민의 혈세로 달아준 금 뺏지야말로 특권의 상징이 아닌 진정한 국민의 봉사자임을 상징하는 증표로 삼길 바란다.

작금의 우리 현실은 고달픈 민중을 태우고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배와 한모습이다. 온 국민이 이 나라 꼴이 어떻게 되어갈지 걱정하고 있다. 그대들은 아는가. 세찬 바람소리에도 마음이 먼저 우는 서민의 아픔을.
 
 
[20161025일 제8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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