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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백년 같았던 1년을 넘어

▷특별기고
 
강남주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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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주년이라고 한다. 세월이 빠르다. 그 빠른 느낌은 독자의 것일 뿐일지모른다. 신문을 꾸리는 사람에게는 아마도 1백년의 세월을 겪은 기분일 것이다. 독자로서의 나는 그 세월을 넘어 오늘을 맞은 발행인의 인내와 노고를 위로하고 그 끈질긴 집념에 감사한다.
 
지난 1년은 짚어 보지 않아도 뻔하다. 신생신문으로서 무엇을 취재할 것인가, 어떻게 기사화 할 것인가. 독자의 관심을 어떻게 사로잡을 것인가는 매번 발행자의 두통을 더하게 했을 것이다. 거기에다 본인 몫은 차치하고 기자를 포함한 일꾼들에게 어떻게 능력과 노력을 보상할 것인가로 아마도 흰머리칼이 생겼을지 모른다.
 
발행인이 겪은 지난 1년의 그런 고통을 제3자가 상상하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나 상상할 수 있는 일도 아닐 것이다. 거기에다 바짝 마른 광고시장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생각만 해도 아득해진다. 그런데도 아무 탈 없이 오늘에 이르렀으니 놀라운 일이고, 그래서 지금 축하를 받고 있지않겠는가. 흔히들 이 지구상의 인구는 절반이 여성이라고들말 한다. 독자의 절반도 여성이라고 말한다. 정말 그렇다. 그렇기에 여성 신문을 만드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러나 그 생각은 틀렸다. 특히 여성신문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여성들은 여성에 대해서는 마치 모든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착각한다. 남성도 여성만을 위한 신문으로 생각해버리기가 십상이다. 그래서 여성이나 남성이나 여성신문보다는 종합 신문을 선호한다. 여성신문을 만들기가 녹녹하지 않은 함정이 여기에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도 있다. 여성신문만이 가질 수 있는 특징이 그것이다. 얼굴을 마사지하듯,손등에 크림을 바르듯 가볍고, 편안하고, 영양분이 있도록 접촉할 수 있게 하는 일이 그런 일이다. 유순희 대표는 그런 틈새를 파고드는 일에 ‘올인’했기 때문에 여성신문으로서 이 신문이 건강하게 첫돌을 맞을 수 있었을 것이다. 아마 앞으로도 그래야 될 것이 아닌가 한다.
 
근본적으로 모든 신문은 소통이 지상의 과제다. 권위의 화신으로 으스대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아픈 데 다독여 주면서 얼굴을 만지듯 부드럽게 희노애락을독자와 함께하는 데서 존재감은 각인될 수 있을 것이 아닌가한다. 이 신문이 그런 신문이 되었으면 좋겠다.
 
1백년 같았던 지난 1년을 디딤돌로 탄탄한 10년,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우리들의 마음을 마사지하는 100년의 신문이 되었으면 한다. 그래야 오늘의 창간 1주년 기념은 참된 기념이 될 것이다.
 
[2010년 11월 15일 제13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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