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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올림픽 중계권 유출과 국민알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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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은 지구촌 축제지 방송사 간 경쟁의 장이 아니다.”라며 시청
자들이 뿔났다.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 개막후 연일 태극전사들이 금메달 낭보를 전하고 있지만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상이 충분히 안방으로 전달되고 있지 않다.

SBS 국내독점 중계가 당초의 우려대로 방송 3사의 감정대립으로 이어지면서 SBS는 종합뉴스의 3분의 2를 올림픽경기소식으로 메우고 있는 반면 KBS와 MBC는 올림픽경기소식 축소 보도와 경기와 무관한 SBS의 일장기 표시잘못 등 경기와 무관한 내용을 보도해 감정 대응하고 있다.
 
이는 국민의 볼권리를 볼모로 이권싸움을 계속 하면서 모두가 시청자 보다 자기회사의 이익만을 앞세우는 처사다.
 
예년 같으면 하루 24시간도 모자랄만큼 앞 다투어 금메달 소식을 전하던것과 달리 이번 대회는 무심하리만치 차분하다. 일부 네티즌들은 방송사 간 시청률싸움의 희생양이 되고 싶지 않다며 인터넷을 통해 소식을 접하겠다고 선언할 정도며, 정작방송의 주인인 시청자들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채널선택, 종목선택 등 다양한 선택권이 사라지면서 축제다운 축제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다.
 
이런 우려는 이미 예상된 것이다. SBS는 지난 2006년 지상파 3사의중계권 협약인‘ 코리아플’에서 합의한 금액보다 더 지불하고 2016년까지의 올림픽 및 월드컵중계권을 계약하게
됐다. 당시 방송위원회에서 추가분을 두고 중재안을 냈지만 끝내 무산이 되어 이 같은 사태를 불러일으켰다 할 수 있다.

결국 피해는 시청자들에게 돌아갔다. 과거 방송 3사가 함께 중계할 때는 전파 과잉 중복 편성 등으로 문제가 되더니, 이번엔 전파 독점에 따른 피해로 다양한 올림픽 소식을 접하고
싶은 시청자들의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SBS가 한국 선수들의 경기만을 집중적으로 편성하는 바람에 다양한 경기를 보고 싶어 하는 시청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SBS 방송을 볼 수 없는 시창자들이 전국 곳곳에 있다는 점도 문제다. 물론 올림픽 소식을 외면하다시피 하는 두 공영방송도 비판을 피할 수 없다. SBS의 스포츠 독점 중계방송권은 2016년까지 계속된다. 2006년 SBS가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와 한 단독 중계권 계약에2010,2014년 동계올림픽과 2012, 2016하계올림픽 그리고 2010, 2014월드컵 방송까지 포함됐기 때문이다. 당장은 오는 6월 남아공월드컵이 해당된다.
 
이 때문에 이번과 같은 부작용은 고스란히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국제대회 중계권을 둘러싼 방송사 간 치열한 경쟁으로 상당한 국부유출이 예상된다. 문제는 출혈경쟁을 막고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방송사들의 타협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방송사간 자율협의가 안 된다면 정부라도 중재에 나서야 할 것이다.
 
[2010년 3월 10일 제5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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