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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여성의 정치진출 특단의 대책 필요


 
선거시기가 되면 각 정당들이 얼마나 많은 여성들을 정치에 참여시키려고 노력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여성들을 유권자로만 전락시키지 말고 정치적 대표자로 적극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 키워주고 내세워줘야 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여성운동을 하는 모든 진영에서 이해관계를 같이 하고 있다.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을 높이는 것은 단순히 정치영역에서 여성참여율을 높이자는 것의 의미 이상을 가지고 있다. 오랫동안 우리나라의 정치는 지나치게 남성중심적이고, 폐쇄적이고, 부패해 국민에게 존경을 받지 못해왔다.
 
그런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구태에 물들지 않은 여성이 더욱 정치에 진입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우리나라가 복지국가로 나가는 길에 있어서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환경, 보육, 교육, 의료, 복지 등의 영역에서 훨씬 많은 관심을 가지고 세심하게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수성이 많이 남아있는 한국사회에서의 여성의 정치참여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의식적으로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가산점이나 할당제를 통해 그것을 현실화 시켜야 한다.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여성의 정치참여문제를 의식적으로 노력해서 해결해 가고 있다. 유엔은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을 적어도 30%까지 확대하도록 권고하고 있고, 인도에서는 2008년 헌법을 수정하여 정당 내 고위계층의 33%를 여성으로 임명하고 여성단체의 수장을 정당 선거위원회의 멤버로 두도록 정했다.
독일은 일찍이 1996년 33%의 여성할당제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재선거를 계속 실시하도록 정했다.
 
올해 총선의 경우 우리나라는 민주통합당이 여성 15% 할당을 의무화하는 당규를 확정했고, 새누리당은 지역구 중 30%를, 진보통합당은 20%를 여성에 할당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천작업이 거의 끝난 현 시점에서 민주통합당은 22명(11%), 새누리당은16명(7%)의 저조한 수준으로 대단히 실망스럽다.
 
부산의 경우 18개 지역구 중에 새누리당의 여성후보는 16명의 공천신청자 중 2명으로 확정되었고, 민주통합당은 2명의 공천신청자중 1명이 출마한다. 진보통합당의 경우 3명의 출마예정자가 있었지만 민주통합당과 후보단일화 하는 과정에서 3명의 여성후보는 모두 출사표를 접어야 했다.
새누리당의 경우 여성후보자가 없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30% 지역구 공천의 규정을 지키지 않았고, 민주통합당은 자기당내 여성후보가 없으면 야권단일후보를 하는 과정에서라도 여성후보를 만들어야 한다는 여성단체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했다.
 
또한 지역구 차원에서부터 여성의 정치 참여를 확산시키려면 어느 정당이나 각기 우세한 지역에 여성 공천자를 배치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에 대해서는 크게 고려하지 않은 듯 하다.
 
정치 진입의 벽이 두꺼운 한국사회에서 여성의 정치진출을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 없이는 앞으로도 지역구 여성정치인 배출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한 준비가 더 필요한가? 결심이 필요한가? /(사)부산여성회 상임대표
 
〔2012년 3월 19일 제29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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