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5월 04일

기고

학교폭력, 욕구불만과 좌절이 문제행동 원인

 
 
 
학교폭력 무엇이 문제인가
학교폭력이 날로 심각해 지고 있다. 필자는 오랜기간 교직공무원으로 일해왔고 지금도 청소년 업무에 적을 두고 있는 교육자로서 작금의 학교폭력은 많은 생각을 갖게하는 사회문제다.
 
이처럼 학교폭력이 날로 심각해지는 현실에서 학교폭력의 진단(원인규명)과 함께 예방 방안에 대한 소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먼저 원인을 알면 치료는 쉬워진다.
 
최근 학교폭력사건이 사회문제화 되면서 2월 6일 정부에서 대책방안을 내 놓았다. 학교폭력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지금 이 문제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학교폭력이 잔인해지고 집단화되고 저연령화 되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경쟁 중심의 가치관, 가정 기능의 약화, 다양성은 인정받지 못하고 성적순위의 입시위주 교육, 그리고 또래 문화의 부재 등으로 욕구불만과 좌절을 경험하면서 그것에 대한 저항과 탈출이 청소년 시기의 공격성과 맞물려 폭력으로 이어진다.
 
이런 욕구불만과 좌절은 청소년의 문제행동으로 이어져 폭력을 일으키게 하는 주요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비행 청소년들은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대처하지 못하며, 매우 충동적으로 반응하고 상황을 적대적으로 해석하고, 그 결과 공격적이고 반사회적 수단을 통해 이를 해결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 내용 중 형전육조(刑典六條)에 "악한 소년들이 俠氣(협기)를 부려 약탈하며 포악을 일삼으면 빨리 단속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들이 장차 난동을 부리게 될 것이다"라고 한 말을 되새겨야 할 시기가된 듯하다.
 
(형전육조= 모든 형벌에 있어 공정하고도 정확한 처리를 해야 한다는 일.)다음은 "학교에서 상습폭행을 왜 했나" 가해 학생에게 물어보았다.
 
가해학생A : "아무 생각 없이 때렸다.- 기분 안 좋고 뭔가 짜증나면 습관적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그리고 학교와 교사들 관심이 제일 중요하다 - 선생님이 관심만 기울이면 학교폭력은 사라질것이다." 가해학생B : "우리는 맞은 애가 아무데도 말 못할 거라는 걸 잘 알아요. 선생님들한테 얘기해도 선생님은 듣는둥 마는둥 해버리니까요. 결국 맞은 애 입장에서는 오히려 일만 더 크게 만드는것 아닌가 하는 걱정에 그저 참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학생의 솔직한 답변으로 볼 때 학교폭력은 교사의 적극적인 대처가 아쉬운은폐 또는 축소, 대다수 학생의 방관과 묵인 아래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서, 폭력 학생뿐만 아니라 전체 학생에게 책임감을 부여해 폭력이 용인되지 않는 학교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학교폭력 예방 방안
서울의대 김붕년 교수는 "초등6학년과 중학교 1~2학년은 가족중심 생활에서 또래중심 생활로 이동하는 시기“라고 했듯이, 부모의 통제가 지배하는 환경에서 또래 문화에 크게 영향 받는 생활로 전환하는 시기이다.
 
즉 학교폭력은 청소년 발달과정에서 언제든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불(火)만 붙이면 확 타오르는 휘발성 아이들을 우리 사회는 그동안 소방장치하나 없이 방치해 놓았던 것을 깊이 인식하면서 예방 방안을 살펴본다.
 
첫째, 또래상담 지도교사 양성(또래상담사)이 필요하다. 청소년에게 또래란 흔히 어른들이 생각하는 친구 이상의 의미가 있다. 따라서 전문적인 상담기법을 익힌 친구는 또래 집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학교 마다 또래상담교사를 양성해서 교육받은 교사는 학급에 1명~ 2명의 또
래상담자를 양성하여(또래상담자 자격부여)또래상담자 역할을 하도록 한다. 이는 교실에서 은밀하게 진행되는 학교폭력 행위를 조기에 발견, 친구 입장에서 다가서는 상담을 추진함으로써 피해청소년들이 교사나 부모에게 드러내기어려운 문제들을 보다 쉽게 이야기할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둘째, 도덕성 함양의 인성교육(품성계발 프로그램 적용)이다. 학교교육과정에서 지향하는 덕목(정직, 배려, 자기통제)을 반영한 현장맞춤형 프로그램으로서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을 향상시켜 건강한 학급분위기를 조성하고,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일방적 교육이 아닌 실제 경험과 의사소통을 익힐 수 있는 체험활동으로 구성된다.
 
청소년들의 상호작용 및 도덕성 함양의 의지를 키우고 건강한 품성계발을 도와 집단에서 따돌림 당하는 친구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학교폭력, 인터넷 과다사용 등의 예방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청소년상담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셋째, 상담 쿠폰제 도입 실시를 제안한다. 초등 고학년(년 간 1회 정도), 중학생(년 간 2회 정도), 고교생(년 간 1 ~2회 정도)의 상담 의무화를 하게 되면 오랫동안 고민에 빠져서 해결하지 못하던 사례를 조기 진단, 예방하여 극단적인 사건과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전면 실시가 어려우면 시범학교를 선정해서 무료 쿠폰제를 도입하거나 저소득층부터 단계적으로 확대 실시하여 학교교사나 전문상담기관에 자유롭게 상담을 받고 증명을 받게 하는 방안이다.
 
넷째, 상담 활성화 지원(청소년 동반자에게 의뢰)도 필요하다. 청소년상담지원센터는 비행청소년 상담 및 가족 간의 갈등 해소를 위해 청소년동반자(YC)를 운영하면서 51명의 동반자선생님들이 찾아가는 상담을 통해 개인별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으므로 YC를 활용하는 방안과 초등학교에도 상담자를 배치하거나 연계기관에 상담자 의뢰 제도를 활성화하여심리적 어려움을 조기발견, 개입하는 방안이다.
 
큰일이 발생했을 때만 반짝하고 쏟아져 나오는 대책들로서 각자의 목소리를 가진 우리 사회와 정책자들의 냄비근성이 지금의 학교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 것 같다. 근본적으로 입시위주교육이 완화되어 체력단련, 문화, 예술 등다양한 취미와 특기. 적성을 키우는 교육과정(curriculum)으로 개편된다면, 일등보다는 일류로 키울 수 있고, 책똑똑이 보다는 자아정체감을 가진 세상똑똑이로 청소년들이 변화되지 않을까? (Change or be changed!)
 
[2012년 2월 17일 28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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