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을 보내면서 요즈음 부모에 대한 효심은 각 기 살아가는경제 수준, 전통적인 가풍에 의한 섬김, 더 나아가 종교적 의미까지 포함하면 각양각색으로 효(孝)를 생각나게 하는 단면을 볼 수 있다.
필자가 주일마다 찾는 요양원에서 많은 어르신들이 쇠잔한 몸과 치매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사회복지학을 가르치는 직무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현실은 왜? 조물주는 생,노,병,사(生老病死)의 고통을 주셨는지, 차라리 축구경기처럼 일정한 유한(有限)의 기간이 끝나면 데리고 가시면 좋으련만, 그렇지를 못하니 나이가 들면 찾아오는 빈곤 ,질병, 고독, 무위(無爲)의 4가지 고통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 노인들의 삶이다.
지난 주일에 나는 정말 놀라고 황당한 말을 듣고 한동안 내 귀를 위심하면서‘설마 그분이 어머니를?’하면서 생각의 시간을 가졌다. 그분을 만나게 된지는 3년 정도 된 것 같다. 통상적으로 입원환자의 딸로서 매주 예배 시에 특별 찬양을 부르고, 마치고 나면 병실의 화분을 모두 계절의 맞는 꽃으로 혼자서 마무리 하시는 시설에서는 정말 귀한 분이고, 90넘은 아주 예쁘장한 어머니를 병실까지 휠체어로 밀어 드리고 하신 60대 초반의 딸이다.
그런데, 1년 전 부터 예배를 마치면 응당 어머니를 휠체어에 밀어 병실로 안내해야 하는 데 그렇지를 않고 꽃꽂이에 만 전력 하시고, 어머니에 대한 케어를 하지 않아 의심스럽지만 개인의 문제라 물어볼 수 가 없었다. 일전에“어버이 날”이라 서울 있다는 남동생과 딸이 면회를 와서, 그 모습이 보기가 좋아 내가 먼저 가족사진을 찍어 드리고자 하니 사양 하셨다.
오늘 휠체어 앉은 할머니의 모습을 보니 너무 몸이 수축하고 야윈 모습이 안타까워, 그분과 대화를 나누며서“할머니 몸이 몹시 쇠잔해 졌습니다. 어디 많이 불편한데는 없나요? 노인들의 몸이 쇠잔하면 감기나 폐렴이 찾아와서 위험한 경우가 있습니다”하고, 내가 아는 상식으로 말을 하니 즉시 그분이 답이“기다리고 있습니다” 동생들도 그때가 오면 빨리 연락을 달라며 올라갔습니다”어머니의 임종할 때만 기다리고 있다는 그 말에 내 머리는 멍함을 느꼈다.
한참동안 있다가 생각해 보니 그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나이가 들고 병상에서 시간이 지나면 돌아가신다. 요양원에서는 적어도 한달에 한 명이상 칠판에 이름표가 없어진다. 난 습관적으로 요양원을 찾으면 가장 먼저 입원환자 현황판을 보는 습관을 가졌다.
이번 주는 누가 병원에 계시고, 누가 돌아갔는지를 점검하고 그분이 앉았던 의자를 바라보며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곤 한다. 이분도 나에게“기다리고 있습니다”이 여덟 글자는 그동안 병상에 어머니를 위해 오랫동안 케어 하면서, 긴병에 효자 없다고 이젠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것이 어머니에게나 딸에게도 삶의 동력이 될 수 있음을 현실적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오늘날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맡겨진 60만 명의 많은 노인들이 모두가 이런 현상임을 부인못한다. 나아지기를 바라는 자식들은 그리 많지를 않고, 오히려 직원들이 부모들의 상태가 점점 좋아진다고 하면 가족들은 감사하다는 인사가 없다.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입원한 노인들 중 상당수는 집에서 돌봄을기대하지만, 부양이 어렵다는 이유로 고려장 아닌 고려장 신세로 병원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가족면회 시 집에 보내 달라고 애타게 말하는 어머니에게 아들의 대답은“엄마! 집에 오면, 엄마 밥은 누가 챙기고 누가 돌 볼 것인데, 여기 시설은 세끼 더운밥 주잖아 그냥 있어요, 알았지"옆에서 듣는 엄마의 눈시울에선 눈물이 보였다.
요즈음 정부는 치매 국가책임제의 일환으로 치매특별 5등급 외에인지지원 등급을 신설하여 지역에있는 주간 보호 센터를 이용하게 하고, 치매시설인력 강화를 위해입소자당 요양 보호사 배치기준을 2,5명에서 2,1명으로 하고, 치매 전문교육을 이수자로 배치하는 등 시설의 서비스 향상을 위해 노력하지만, 입소 시설보다는 우리 집과 가까운 곳에 주간 보호센터를 많이지어, 가능하다면 집에서 남은 생을 보내는 삶이 되도록 기대해 본다.
[2018년 5월 25일 제100호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