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우리민족에게 지금은 새로운 100년을열어갈 막중한 시기 국민들이 힘들어 할 때 같이 힘들어 하고 울 때 함께 울고 기뻐할 때 함께 웃는 지도자가 요구된다.
그러한 지도자의 품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능력”이다. 지난 4월 5일 부산 노인 단체대표 7명이 김해 봉화산 정토원에서 개최하는 “평화통일기원탑 건립 발원식”에 초대받아 참여한 일이 있었다. 그리고 조계종 25대, 26대 총무원장을 지내신 서현 큰스님을 친견할 기회도 갖게 되었다.
필자 일행은 정토원 법당 옆 다과 홀에서 서현큰스님과 선진규 정토원 법사님 등 10여명의 스님들이 행사준비를 논의하는 자리에 합석하여 다과를 하게 되었지만 부담스럽고 불편했다. 우리의 입장을 알아차리신 서현 큰스님께서 옆방으로 옮길것을 일방적으로 제안하셨다.
다소 서운했지만 자리를 이동하여 마음 편하게 담소를 나누며 행사시간을 기다렸다. 그런데 서현 큰 스님께서 친히 다과상을 들어 우리 방으로 오셔서 불편함을 물으시고 자애로운 말씀도 주셨다. 아마 우리 70, 80대 노인들의 자리를 이동케 한 미안함과 서운함을 보듬어 주시려는 큰 지도자의 품격에서 온 언행으로 느껴져 우리는 마음속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래도 아쉬움이 가시지 않으셨는지 서현 큰스님께서 물과 떡을 세 번이나 친히 가져오셨다. 한번으로 인사치레가 아닌 진심어린 자비심으로 우리들을 위로하신 게다. 서현 큰 스님은 큰 지도자이셨다. 독재에 맞서서 약자의 편에 섰던 바보의 나눔을 있게 하신 김수환 추기경도 대한민국 가톨릭신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분이셨다고 한다.
가요 “애모”를 애창곡으로 부르셨던 김수한 추기경을 우리 국민들이 존경하고 사랑한 이유는 서민과 약자를 위한 이타심으로 사셨기 때문이다. 우리가 존경하고 신뢰하는 큰 지도자의 품격은 이처럼 서민적이고 인간적이며 자기가 행한 일에 책임질 줄도 아는 것임을 행함으로 보여주셨다.
말구유에서 탄생하신 예수님 또한 제자의 발을 씻어주신 서민적이며 인간적인 지도자이셨기에 2천여 동안 인류구원의 지도자로 추앙 받으심은 부정할수 없다. 권위적이어야 무리를 통솔할 수 있고 존경도 받을 수 있다는 집념의 지도자는 이기적이며 아집일 뿐이다.
이날 참여한 동단위 이장, 부녀회원, 불자들, 마을교회 목사님과 부산의 노인단체 대표 등 500여명이 발원한 평화통일탑이 국민적 동참을 통해 하루빨리 건립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끝으로 평화통일 탑 건립을 위해 동분서주 하고있는 졸수(卒壽)를 앞둔 선진규 지도자의 건승을 빌며, 서민적이며 보통 사람들 편에서 이 나라를 지도할 품격 있는 큰 지도자를 기대한다.
[2019년 4월 25일 제111호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