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2025년이면 초 고령 사회에 들어선다 그리고 통계에 의하면 한국여성은 남편 보내고 10년은 홀로 산다고 한다. 거의 대부분의 한국여성은 결혼 당시 남편보다 몇 살 어리고 또 여성이 6년 이상 더 오래 산다는 통계로 볼 때, 남편 보내고 10년 이상은 홀로 살아야 함이 일상적이다. 그렇다면 노년에 홀로 남겨진 여성들은 어떻게 잘 늙을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이같이 노인의 문제는 곧 여성문제로 귀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고령화시대‘여성의 나이 듦’에 대한 대책을 생각해 보아야 할 때다.
평균 수명이 길어진 만큼 인생의 진정한 행복은 노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려 있으며, 미리 이러한 문제점을 예비하는 것만이 행복한 인생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노후 먹고 살 수 있는 자금이 있어야 하고 혼자 살아 갈 수 있도록 육체도 정신도 건강해야 한다. 모두 한결같이 한 방에서 5명이상이 기거하는 감옥소 같은 요양원에서 인생을 마감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생각해 보면 젊은 날은 힘이 있고 아름다웠던 시기이기는 하다. 그러나 오늘의 늙어가는 우리의 모습은 젊은 날의 우리가 조금씩 변화하여 생기는, 한 과정의 모습인 것이다. 지금의 우리는 건강에 금이 가고 힘이 없고 소심하며 주위의 변화에 민감하고 외로움을 두려워하고 있다. 이 지상의 어느 누구도 크든 적든 이 과정을 경험하고 있으며 피해갈 수는 없는 일이다. 노년의 현상을 힘 있던 젊은 날의 필연적인 결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면 그리고 미리 노후문제를 준비한다면, 갑자기 닥치는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여성들은 어떻게 노년을 잘 살아내야 할까? 여기서는 국가적인 대책이나 개인적인 경제 사정에 대한 얘기보다 일상적인 일이나 정신적인 면에서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일들을 얘기하고자한다.
당당하게 예쁜 위도우(Widow;과부)로 살아가기 위한 '하자' 십계명을 적어본다.
1. 귀중품은 반드시 한 곳에 모아 두도록 하자.
2. 치아관리를 잘 하자. 치아는 뇌신경과 연결되므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3. 물건은 자주 정리하고 버릴 것은 버리는 습관을 갖도록 하자.
4. 혼자 있을 때에도 자주 웃고 행복하다고 외치자.
5. 베풀고 배우고 인간관계(동 연배와 친숙하게 지낸다)를 맺고 긍정적으로 살자
6. 잘 입고 잘 먹고 명랑하자. 음식을 오래 음미하자. 전두엽 혈류량이 활성화 된다.
7. 손놀림을 자주 하자. 두뇌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치매 예방이 된다.
8. 자손에게 잘 하자. 자손과 좋은 관계를 가지면 행복하다.
9. 고독에 강한 인간이 되자. 인생은 어차피 혼자 와서 혼자 가는 고독한 여정이다.
10. 늘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외우고 두뇌를 단련하자.
그리고 한 가지 더 꼭 유언장을 평소에 작성해두자. 사전연명의료의향서도 작성해 두어야 한다.
이제 .노년의 정서적(情緖的) 행복(幸福)에 대해 생각해 보자
행복은 주관적이어서 사람마다 다르다. 행복은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이다. 행복은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지며 변한다.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생각하는 사람이 보다 행복감을 더 가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노년은 마음가짐에 따라 인생최고의 황금기다. 내면의 멋과 낭만을 즐기는 것이야말로 정서적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늙음은 인생의 의미를 완성해 가는 최후의 기회다. 노년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면 슬픔이나 고통 상실보다는 성숙과 완숙의 과정으로 받아드릴 수 있다.
노년에 조금 더 슬기롭게 노력하면 자기성찰이 주는 정서적 행복감을 누리며 마음 다스림에 익숙하게 되고 불만과 과한 욕망마저도 승화하며 곱게 잠재울 수 있다.
사람이 곱게 늙는 것은 축복이다. 늙음을 바르게 즐기는 것은 더욱 큰 축복이다. 늙음을 즐기는 것은 양보할 수 없는 노년의 권리며 아름다운 노년의 멋이다.
늙음은 삶의 완숙을 위한 과정으로 본다면 이를 즐기는 것은 현명한 노년의 바른 삶이다. 힘든 역경을 슬기롭게 참아낸 사람에게 주어지는 화려한 명예가 당당한 늙음이다.
감사와 만족과 사랑은 늙음을 즐기는 필수과목이고 소박과 겸손은 노년의 삶을 진정으로 즐기는 바른 길잡이다. 그리고 우아하게 늙는 5가지 묘약은 사랑, 여유, 용서, 아량, 부드러움 이다.
곱게 잘 늙어 장수하는 데는 네 가지 요건을 갖춘 분들이 대부분이었다는 장수연구학자의 말을 기억한다. 첫째, 모두가 자신의 일은 자신이 다 하더란다. 둘째, 모두가 남을 도우는 일에 열심이었단다. 세째, 모두가 배우는 일에 손을 놓지 않았단다. 네째, 모두가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있었다 고 한다. 그래서 1.하자 2.주자. 3.배우자 4.맺자 이 네 가지면 된다고 하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나는 나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하며, 다른 이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놓지지 않으며, 주위의 모든 분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며, 논어도 주역도 시도 수필도 배우며, 그 과정 속에서 많은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있다. 긍정적이며 활기차고 즐겁고 보람 있는 삶을 영위하려고 늘 애쓰며 산다. 삶이란 나이가 들어서 늙어가는 것이 아니고 곱게 물들어 가는 것임을 느낀다. 인생은 나이로 늙는 것이 아니고 이상의 결핍으로 늙는 것이라 하지 않았던가?!
- 서울대학교 졸업. 문학박사
- 중국사학회 회장 역임. 현재 고문
[2021년 11월 19일 138호 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