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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여풍당당! 6.2 지방선거

 
 풀뿌리 지방자치의 꽃인 6.2지방 선거가 여성을 중심으로 한 생활밀착형 공약들이 대세를 이루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해 6ㆍ2지방선거의 특징은 MB 집권 2년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으로 4대강 사업, 세종시 수정, 무상급식 등 굵직한 이슈가 등장하여 어느 때보다 선거열기가 뜨거웠었다.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안보논리가 재등장하였으나 전쟁에 대한 위기의식이 오히려 평화를 바라는 심리를 낳았고, 교육자치를 위한 교육감, 교육의원선거까지 동시에 이루어져 젊은 세대들과 학부모들의 투표참여운동에 기여게 되었다.
 
 그 결과 집권여당의 독주에 대한 견제와 심판을 하고자 하는 민심은 반MB, 한나라당 심판이란 이름으로 선거연합 전략을 구사한 범야권연 대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어 지방선거사상 아주 놀라운 변화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놀라운 변화는 첫째, 투표에 냉담했던 20-30대가 대거 투표에 참여하면서 15년 만에 54.5%
라는 최고의 투표율을 높이는데 기여하며 현 정부에 대한 심판을 분명히 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둘째, 여성들의 약진과 셋째, 개발공약에서 복지공약의 변화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6.2 지방선거를 통해 여성의 제도권 진출이 크게 늘어났다. 총 당선자 중 746명이 당선하여 전체 당선자 3,991명의 18.7%에 달했다. 이것은 역대 선거 중 최고의 기록이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여성의원 당선율 4.6%와 비교해 보면 놀랄만한 급성장이다. 부산의 경우에도 여성후보자 109명(지역구 출마 48명)중 51명(지역구 24명)이 당선(46.8%)되어, 2006년 5.31지방선거에서 여성당선자 40명보다 많아졌다. 그리고, 개발 공약에서 복지 공약으로의 변화가 또 다른 놀라운 변화다. 사실 이전의 지방선거 참여자들은 자신들의 지역구개발공약을 통해서 성장을 약속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토목공사 중심의 개발공약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나 현격히 복지공약이 늘어났고 그 대표적인 공약이 무상급식 공약이다. 이같은 복지공약은 교육감 선거까지 연결되면서 보육, 교육 공약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보수적인 여당조차 좌파들의 공약으로 비판하던 이러한 보편적인 성격의 복지공약을 부분적으로 수용하게 된 선거였다.

여풍당당! 생활밀착형 공약과 함께 또한 이번 선거에서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6.2지방선거 결과 각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을 분석한 것에 따르면, 개발·성장 중심 이슈보다는 교육·보육 등 삶의 질 분야를 중시하는 공약이 60% 이상을 넘었고, 후자의 공약을 내건 후보들이 선전한 것을 결과를 통해 볼 수 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와 비교해 역전된 현상인데, 이것은 곧 여성을 중심으로 한 생활밀착형 공약들이 대세를 이루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거 후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표심 분석결과 30대 여성의 경우 무상급식 이슈에, 40대 여성들의 경우 4대강 이슈에 대해 가장 높은 관심도를 보였다고 한다.
 
 정책선거에 대한 단서들은 언론에서만 사라졌지 국민들은 이를 염두에 두고 투표를 했다는 의미다. 여성단체들은 예전의 선거와 마찬가지로 전국차원과 지역차원에서 성, 보육, 교육, 복지, 환경, 문화등에 걸쳐 공약을 발표하고 후보들과의 협약식을 체결하는 등 여성 이슈를 지방자치에서 현실화하기 위한 활동을 벌인 점도 괄목할 만하다.
 
 동시에 이번 선거에는 여성계도 다른 시민단체들과 마찬가지로 종전의 유권자운동뿐만 아니라 선거연합을 성취시키려고 노력하였던 것이 특색이라 할 수 있다. 공약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성폭력 없는 지역사회 △보육의 사회화 △취약계층 여성의 인권보호 및 지원 강화 △성 주류화 및 성인지 예산제도 전면화 등을 들 수 있다. 특색이 있다면 성주류화 확립을 위한 지자체 차원의 기구 설치와 5급 이상 여성공무원 승진할당제 등을 공약에 반영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렇듯 이번 선거는 선거연합의 효과도 있었지만 광역과 기초의원의 경우는 그 기반의 조직력 여부가 당선에 영향을 발휘한 것으로 판단된다. 생활 속의 밀착을 통한 지역과의 연계가 바로 그 힘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선거였다. 앞으로도 지역에서 주민들과 만나는 다양한 활동, 도서관, 어린이 집 등의 활동이 강화되고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지방공약은 대부분 여성들의 의제인 생활밀착형 의제가 많기 때문에 지방정치에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참가해야 한다.

 진정한 풀뿌리 정치의 주역이 여성임을 확인하는 선거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에서의 모범사례를 잘 만들어내는 것임을 잊지말자. 그것이 우리의 과제다.
 
[2010년 6월 30일 9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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