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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졸 신드롬의 성공 한계

 
요즈음 신문을 볼 때마다 새로운 천지를 만나는 기분이다. 대기업이 올해 12만 명 신규채용에다 고졸자 3만 6천명을 뽑는다는 기사를 읽으면서 몇 달 사이에 번지는 고졸자의 신드롬이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환희에 빠지게 한다.
 
우리나라 사회에서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노라면 가장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남여의 성차별보다 학력에 대한 차별이 더욱 심한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그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그 옛날 양반 상놈의 차별에서 시작하여 배우지 못한 자들을 머슴으로 종과 같이 다루면서 무시하고 억압하고 인간적 모멸감을 갖게해온 시대적 아픔의 산물이다.
 
우리의 부모들은 당신들은 먹지 못하고 헐벗으면서 자녀들은 공부를 시켜야 한다고, 전답과 소를 팔아 한양으로 대학을 보내는 현실이 21세기를 앞둔 지금에도 동일하게 발생하기에 고졸자를 우대(?) 채용한다는 뉴스는 과연 신드롬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지난 2일 공정사회 추진회의에서 고졸자의 채용과 임금 근로조건 승진에서의 차별을 없애기 위해 새로운 정책을 발표했다. 공공기관 채용 시 입시지원서에 학력 란을 없애고, 병역 필 또는 면제자 제한규정도 삭제하며, 공공기관 경력 4년차 직원의 처우를 대졸 초임 자와 비슷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 모두가 학력보다 실력을 우선 하겠다는 의지로 지금 우리사회에 만연한 학력 지상주의를 시정하겠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를 받을 일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고졸자 82%가 대학진학을 하고, 공고생 50%도 대학을 가는 요즈음 세태에서 우리사회가 잘못가는 교육체계를 하루 속히 개선해야 하는 필요성에 정부의 때늦은 고졸 신드롬 꿈의 비전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라지만 앞으로 실천에 있어서 문제는 수 없이 많다.
 
무엇보다 독일과 같은 선진국처럼 우선 기능을 중시하고 자기 직업을 사랑하는 투철한 직업 정신이 학교에서 철저하게 가르쳐야 하고, 우리사회 전체가 직업에 대한 귀천이 없음을 사회운동으로 전개 되어야한다.
 
또한 70년도 박정희 대통령이 전국에 많은 기계공고를 육성하면서 고등학교 출신자들에 대한 자긍심을 심고 우리나라의 산업부흥에 기틀을 갖게 하였던 기능 우대정책이 늦었지만 지금도 유효함으로 고등교육의 기본방향으로 개선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고졸 우대 신드롬이 반갑기는 하지만 많은 한계를 갖고 있다. 과연 능률을 최대로 이익 창출이 생명인 민간기업에서 정부의 지침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 다음은 과연 본인들이 얼마나 혼신의 힘을 다해 적재적소에 맞는 실력을 쌓는 일에 노력할 것인가의 의문이다. 산업현장에서 대졸이나 대학원의 자원이 필요한 곳은 직종에 따라 있겠지만 고졸로서 못 할 곳은 그리 많지 않다고 본다.
 
무엇보다 본인의 열정과 노력이 선결 과제이다. 요즈음 만학도의 사례가 우리를 놀라게 하는 기사를 보면서 공부는 직장을 다니면서 할 수 있는 것으로 너무 무리하게 비싼 등록금을 감당하면서 대학진학에 목을 메는 어리석음은 없애야 하겠다.
 
요즈음 같이 자기가 갖고 있는 재능의 끼로 사회에서 인증 받는 인물이 많음에 우리사회와 정부는 다시한번 고졸취업을 위한 종합적인 인프라 구축에 앞서야 할 것이다.
 
[2011년 9월 16일 23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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