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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노인사회의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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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제정한 경로헌장 서문에「노인은 우리를 낳아 기르고 문화를 창조ㆍ계승하며, 국가와 사회를 수호하고 발전시키는데 공헌하여 온 어른으로서, 국민의 존경을 받으며 노후를 안락하게 지내야 할 분이다.」라고정의되어 있다.
 

오는 10월 2일은 제16회 노인의날이다. 해마다 개최하는 노인의 날과 경로의 달 축제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전국적으로 거행되고 있다. 그리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노인문제 해소를 위한 복지증진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노인사회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노후가 행복해야 인생이 행복하다는 말이 있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강이 중요하다. 하지만 경제적 궁핍도 고령화를 살아가는데 큰 장애물이다. 누구나 맞게 될 노후를 빈곤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노후준비를 하지못한 노인들의 생활은 비참하다. 그중 죽지 못해 살아간다는 노인들을 소개해 본다.

500원에 목숨 거는 노인들
 
 매주 화요일 오전 9시 30분경이면 동구 초량 3거리 건널목을 바쁘게 건너는 노인들이 있다. 선착순 300명 안에 못 들까봐 절뚝거리며 건널목을 건너는 노인들은 파란 신호등이 켜지기 무섭게 뛴다.
 
 
사연인 즉 인근 모 교회에서 매주 화요일이면 노인들에게용돈 500원과 초코파이 한 개를 받기 위해서란다. 지공선사인 노인들은 지하철을 이용하여 온천장에서, 괴정에서도 찾아온다고 한다. 그리고 어떤노인은 하루에 2~3곳을 다닌다며 숨가쁜 자랑을 한다. 지난해 연산동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대형사고가 날 뻔한 사건도 바로 노인들의 목숨건 오백 원, 천원 때문이였다.
 

재활용품 수집하는 노인들
 
 
골목골목에서 폐지와 빈병 등 돈이 될 만한 것은 앞 다투어 수집하는 노인들의 모습은 우리 젊은이들의 생존경쟁 그 이상의 삶의 현장이다. 그분들의 사업영역은 단골 건물과 골목이 있다.
그 지역을 누가 침범하면 언쟁은 물론 몸싸움까지도 벌어지는 일이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지난해 11월 말 이른 아침에 80이 넘어 보이는 할머니가 종이박스를 끈으로 묶음 하여 끌고 가는 모습이 보였다. 코가 땅에 닿을 듯 굽은 허리로 끌고 가는 수례에서 파지 뭉치가 자꾸 미끄러져 떨어진다.
 
 
다시 올려놓지만 또 떨어진다. 나는 보다 못해 차량통행이 많은 큰길을 건야하는 할머니의 수레를 밀고 고물상까지 갔다. 고물상에는 벌써 2명의 할머니가 수집해온 재활용품 판돈을 주머니에 넣고 다시 파지와 빈병, 고철들을 찾아 나서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고물상 주인에게 이 파지 얼마쯤 됩니까? 물었더니 천원 정도 될걸요 했다. 천 원은 독거노인들에게는 삶에 도움이 된다. 자식이 있어도 자식들에게 부담주지 않으려고 손 내밀지 않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젊음을 다 바쳐 살아온 어른들이 노인이 되어서도 겨울 찬바람 맞으며 꼬부라진 허리로 단돈 1~2천원 벌이를 위해 길거리를 헤매는 일을 더 이상 보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용돈마련과 건강증진으로 자녀들과 국가에 부담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가 노력한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지만 너무 노쇠한 노인들이 사력을 다하는 모습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국민소득 4만, 5만 불 나라에도 빈부 격차가 있어 양극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하지만 국민소득이 2만 3천불인 우리나라 노인들이 500원에 목숨 거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난 4.11 총선에서 노인들을 새누리당에서는 집토끼로, 민주통합당은 산토끼로 간주(看做)했다는 말에 노인들이 흥분한 일이 있었다.
 

오는 12월에 실시되는 제18대 대통령 후보자들은 노인들을 당리당락에서 저울질 하지 말고 행복한 노년을 위한 정책공약을 실천하여 노인들이 국민의 존경을 받으며 노후를 안락하게 지낼 수 있는 정치와 국정에 임해주기를 600여만 노인들과 함께 간절히 소망한다.
 
[2012년 9월 25일 제35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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