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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배우자” 아는만큼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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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부관계를 주제로 다룬 방송을 드라마뿐 만 아니라 토크쇼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싸우지 않고 사는 부부가 어디있겠는가마는 각 부부마다 각자의 입장에서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다 이해가 되고 맞는말인 것 같아 나의 경우를 비추어 생각해 보게 된다.
 
특히 필자가 몸담고 있는 상담기관인 부산여성의전화로 상담을 문의해 오거나 대상자들의 욕구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다 보면 예전에는 남녀간의 문제 혹은 가정 내의 문제로 숨어있던 얘기들이 드러나고 가정폭력의 사건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부장적인 부부관계와 상대에 대한 배려없는 부부사이에서는 서로의 배우자를 ‘니가’ 라며 쏘아붙인다든지, 처가 혹은 시댁을 일컬어 ‘느그 집’이라는 말로 편을 가르기도 한다. 언어적 폭력 혹은 정서적 폭력에 해당하는 무시를 당하는 경우는 허다하다.
 
소통! 정말 어려운 말이다. 우리는 가끔 우리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듣고 싶은 말만 들으며 생활할 때도 있다. 이제껏 소통하며 대화하는 방법을 잘 몰랐고, 또 어떻게 하면 잘 싸우고
화해하는 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신혼시절 아직도 많은 젊은 부부들은 선배부부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소위 초반에 기선제압만 잘하면 가정사 주도권을 잡고 자기 편한대로 살아가며 또한 그것이 상대를 이기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가정을 오히려 불편하게 한다. 기선제압이 아니라 갈등의 시작이 된다. 그래서 본 상담소에서는 오래전부터 주요 프로그램의 하나로 대화의방법, 소통의 방법을 한번 배워보고자 ‘상생(相生)결단’이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말 그대로 부부가 평등해야
가정이 화목할 수 있음을 이해하고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하기보다 서로가도움주고 도움받는 성장하는 관계라는 의미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부부간에 성역할 고정관념을 서로 점검하고 평등한 의사소통법, 부부의성 이해, 배우자의 성(性)적 자기결정권 존중, 부부 댄스테라피, 부부간의 파트너십 강화 프로그램 등을 통해 참
가부부들이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부부관계에서도 이렇게 소통이 어려운데 서로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다문화가정의 경우는 어떨까? 다문화 가족은 아직사랑이라는 열매가 영글지 못한 채 결혼을 하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행복이라는 보물을 찾기 위해 부부 서로가 믿어주고 배려해주고 기다려주는 과정을 잘 겪을 수 있도록 부산진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이다. 특히 5월 21일은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궈가자는 취지로 ‘부부의 날’로 제정하였다. 부부가 상대방을 배우자라고 하는 것도 한 평생을 서로에 대해 배워가야 하는 사람이라서 ‘배우자’라고 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2013년 4월25일 제41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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