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1일부터 시행되는 인성교육진흥법에 의거하여 모든 학교에서는 의무적으로 인성교육과정을 편성하여 운영한다. 이법이 생긴 이유가 건전하고 올바른 인성을 갖춘 시민을 육성하는데 목적으로 출발했었나 논란이 여지가 있다.
모든 것을 법이라는 잣대를 통해 이젠 고귀한 품성을 강제로 가르쳐야 하고 더구나 학교 밖에서 인성교육을 위한 프로그램 교육과정 인증제 등급이 도입되어 제 3의 과외수업을 걱정하는 처지이다.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어 타인이나 공동체 및 자연과 더불어사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고자 하는 기본 취지에는동의하지만, 왜 이런 상황까지 왔는지는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 할 시점이다. 내용의 핵심가치는 예절, 효도,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8가지로 인성교육의 주제가 되는 항목들로써 대한민국이 이런 후덕한 인재가 길러지면 더 이상 기쁨이 없겠다.
그런데 지금 우리들은 인생의 반고비를 벌써 넘어 죽음을 준비해야하는 웰․에이징(Well Aging)시대에 사는 사람들로 인품이랑, 인격이란 이런 단어가 나에게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고 장담하지만, 죽을 때까지 고독한 삶을 살지 않으려면 부단히 친구를 만나고 교제하는 생활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노후의 삶이 외롭지 않고 활기차게 9988234로 살아갈 수 있다. 이런 멋진 인생을 구가하려면 내 자신의 행동이 남에게 어떻게 보이는 가를 스스로 돌아보아야 하는데 대부분 나이가 들면서 갖는 나쁜 습성은 외고집이고 타협하지 않고 토라진다. 그래서 자신이 자식이나 이웃들에게 존경받고 노후에 친구와 함께 어울리려면 최소한 우리는 노인보다 어르신이 되어야 한다.
필자가 50대 후반에 백화점에 들렀을 때 대뜸 점원이 어르신이라 해서 놀라 당황한 적이 있었다. 아마 내가 돈이 있어 보였는지 물건을 팔려는 점원의 상술인 줄 알지만 부담되는 말로서 어르신은 존경의 대상이다. 반대로 노인은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부담되는 대상으로 여김을 받는다면 그것은 우리들에게 문제가 있다. 그래서 노인과 어른신이 다른 점을 찾아보니 다섯 가지로 구별됐다.
첫째는 주는 것 없이 받는 것 좋아하면 노인이고, 대가없이 베풀기를 좋아하면 어르신이다. 둘째는 더이상 배울게 없다고 생각하면 노인이고, 아직도 배울 것 많다고 생각하면 어르신이다. 셋째는 간섭하기 좋아하면 노인이고, 인내하며 지켜보면 어르신이다. 넷째는 듣기보다 말하기를 좋아하면 노인이고, 말하기보다 듣기를 좋아하면 어르신이다. 다섯째는 자기가 옳다고 우기며 말로써 상대를 가르치려 들면 노인이, 상대의 얘기를 끝까지 경청하고 이해하려고 애쓰면 어르신이다. 참으로 옳은 말이다. 나이만 먹었다고 다 어르신이 아닌 것이다.
이제 노인인구가 13,1%로 650만을 넘어서고 2026년이면 20%로 초․고령 사회가 다가온다. 2060년이면 40.1%로 세계 1위.심각한 사회문제가 대두되고 인구 재앙시대가 도래한다. 더더욱 우리나라의 노인인구 증가 속도는 세계에서 최고로 빠르고 그 원인은 결국 저출산에 있다. 지금 낮 시간 지하철 탑승객 절반은 노인세대다. 이제 노인이라고해서 의존적 사고로 젊은이들에게 짐이 됨은 비극이 아닐수 없다.
지금 젊은이들은 3포(抛)세대로 고민이 너무 많다. 연애도,결혼도, 아이도 포기하는 그들에게 노인들의 짐은 바른길이 아니다. 이제부터라도 의존적 사고에서 자립적인 사고로 노인보다 어르신으로 살아가야 한다.
지난 어려운 세월을 다 지난 어른들로서 이젠 자녀들의 올바른 인성교육의 롤모델로 처신을 해야 한다. 더 밝은 미래를 걱정하며 베풀기를 좋아하고 인내하며, 기다리는 심정으로 듣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그리하여 열린 마음으로 우리 사회의 참된 어른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2015년 7월 24일 제66호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