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특별위원회에서 여론조사 70%, 당원 투표 30%로 경선후보 선출방식이 결정되었다. 새누리당 지도부의 공언처럼 100% 경선은 정당의 폐쇄적인 운영이나 밀실공천에 대한 문제점을 개선하는 이점이 있으나 몇 가지 문제점때문에 당 혁신이나 선거혁명이 결코 될 수 없다.
현 경선제도는 상향식 공천이라는 이름아래 참신한 인물 영입과 신인 등용의 장벽을 높이고 현역의원의 기득권 지켜주기에 다름 아니다.여성후보에 대한 20% 가산점은 후보의 점수가 비슷할 때 영향을 미치지만 후보 격차가 크게 나기 쉬운기성 남성 정치인과 여성 정치신인의 대결시 여성후보 20% 가산점은 배려라는 생색내기 일뿐이다.
예비후보 때부터 경선위원회 구성 등 과열 경선으로 당내 경선선거비용이 증가한다면 여성신인후보들의 경선불참과 피선거권의 절대적 평등권 보장에 대한 헌법소원이 예상될 수 있다. 후보선정의 과정과 목적은 정당이 공정성, 투명성, 본선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능력 있고 참신한 후보자를 내세워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지지를 받으려는 데 있다.
현 경선의 문제점은 70% 결정권을 가진 일반 국민이 후보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경선후보를 선택해야 하므로 전화를 받지 않거나 정책과 무관하게 잘 아는 후보를 선택하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오픈프라이머리는 공직자 선출에는 적용되지 않고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대의원 선출을 하는 것으로 이를 우리나라 국회의원 후보 선출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이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한시적으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미국의 대의원과는 다르며 4년 동안 입법을 통해 국가의 자산을 배분하고 정부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헌법기관이다.
국회의원 후보 선출에 공약의 차이나 후보자 개인의 입법능력에 대한 평가 없이 지명도만으로 뽑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의 입법과 정책에 대한 전문성 부족으로 의원당 입법률은 선진국 의원들에 비해 크게 뒤처지고있다.
참고로 국내만 보더라도 19대 국회 입법현황을 보면 의원입법입법률은 12%(1532건/12665건)로서 정부입법률 31%(269건/868건)에 비해 현저히 낮음은 의원의 입법능력과 정책전문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공천제도는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상황을 반영해야 한다. 우리 정치사를 돌아볼 때 현역 정치인 평가 컷오프제 도입과 30% 내외의 정치신인 등용은 늘 신선한 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에게 하나의 희망이 되어 왔다.
정치신인 및 여성 등 정치적 소수자가 더 좋은 정책 공약을 가지고 지역발전, 국가발전을 위해 나서려고 해도 현재의 선거법이나 선거시스템으로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고 지역 기반을 구축한 현역의원이나 기성 정치인에 밀려 거의 후보로 지명조차 받지 못할 안타까운 사정에 처해 있다.
100% 상향식 공천을 통해 외부자, 사회적 약자를 배제하고 기득권 노령자의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는 제론토크라시(gerontocracy)의 우려 속에 우리 정치도 세대간, 성별간 균형이 필요하다.
여야는 여성 전략공천이나 여성후보만 출마하는 여성 전용구 등 정치적 소수가 정치권에 입성할 수 있는 공정하고 성평등한 경선룰을 마련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경선전 현의원 컷오프부터 실시하고 여야합의하에 여성전용구 30% 지정이필요하다.
여성전용구 지정이 어렵다면 명분뿐인 여성신인 20% 가산점 폐지하고 여성후보 30% 전략공천도 한 방안이다. 이번에 여성후보 공천이 30% 지키지 않는다면 앞으로 여성후보 공천은 지역별로 구성되는 여성위원회가 심사, 공정하게 평가하여 여성후보를 선정하는 르완다식 모델을 도입하는 등 돈과 조직에 취약한 여성신인후보에게 알맞게 돈 안 쓰고 줄 안서는 더 진일보한 성인지선거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2016년 1월 25일 제72호 19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