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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산의 자랑, 시민도서관 고문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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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가 일본에 끼친 영향을 연구하고자 필자는 청운의 꿈을 안고 1975년 일본유학을 갔다. 도착한지 며칠 안 되어 8월15일 광복절 행사 때 육 여사 저격사건이 터지고 한일 관계는 어수선하기만 했다. 일본역사를 연구하는 사람은 한국사를 많이 연구한다.
 
일본의 유명한 역사학자들은 “일본 역사의 고향은 조선이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역사 시간에 필자는 깜짝 놀란 사실을 발견했다. 대학원 수업시간에 항상 부산 시민도서관에 있는 문헌을 자주 소개하면서 강의하는 것을 들었다. 부산에서 유학 온 사람인데 일본역사, 한일관계사 사료소개를 하면서 시민도서관 문헌을 가지고 강의를 할 때 뭔가 좀 이상했고 ‘비싼 돈을 들여 유학 왔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귀국할 때마다 부산시민도서관을 찾아 지도교수가 소개한 연구 사료를 구해 가기도 했다. 지금 있는 시민도서관이 서면에 있을 때이다.
 
필자만이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연구자들 또는 일본거주 외국인들도 자주 찾아 연구 사료를 구입해 갔다. 참으로 부산시민도서관은 일본에서도 유명하다. 부산의 자랑거리이다.
 
현재 부산시민도서관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01년에 설립되어 114년의 역사를 가진 도서관이다. 그동안 부산시민들이 많이 이용했고 정서함양에도 이바지해 왔다. 지금도 부산시민들이 자주 찾고 있다. 어느새 도서관보다 역사가 깊고 고서가 많다. 참으로 잘한 일이 또 있다. 고문헌을 해제 작업을 하는 연구자가 있다는 것이다. 찾아오는 손님에게 고문서를 찾아 주기도하고 학술적인 사료를 소개하기도 한다.
 
도서관에 소장된 문헌은 국내 희서(稀書)로 알려진 것만 6669권이나 된다. 해방 전 한일외교사료 18365권 정도의 희귀한 고서가 있다. 그중에 포은 정몽주의 ‘포은선생문집’ 또는 일본사람들에게 우리한글을 가르칠 때 교재로 쓴 아메노모리호슈의 ‘교린수지’가 있다. 이런 고서들은 부산시가 지정한 도서이기도하다. ‘교린수지’는 일본천리대학도서관만 보존하고 연구자들이 볼 수 없도록 되어있다. 볼 수 없으니 부산을 찾는 이들이 많다.
 
부산시는 부산에 오래된 문화재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자는 운동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6.25전쟁 때 임시수도로 사용한 곳과 동아대박물관(일제시대 도청)이라든가 또는 보수동 고서점가를 포함하여 부산문화 유산을 유네스코에 등재하고자 홍보를 하고 있다. 등재하자는 건물은 거의 일본사람이 지은 일제 잔재물이고 우리문화가 아니다. 일본인이 지어 도청으로 사용한 현 동아대박물관은 조선인들을 강제로 데리고 가서 일을 시킨 도청이다.
 
그리고 보수동 고서점가를 생각해보자. 역사의 가치가 있는 거리지만 고서점가로서는 적당하지 않다. 고서점가라하면은 고서적을 판매하는 곳이다. 보수동 고서점은 초중고 학생들의 참고서라든가 시중에 팔고 있는 교양서적뿐이다. 전문 고서점은 하나도 없다. 한마디로 말해서 헌책방이다. 한 곳은 고서 몇 권정도 있는 것이 전부다. 일본에 가 본 사람은 알겠지만 고서점가라면 오래된 고서적만 취급하고, 시중에 파는 것은 팔지도 않는다. 고서점 문화를 잘형성해놓고 손님들을 오도록 하고 있다. 세계여행객들이 자주 찾고 고서적 축제도 자주한다.
 
보수동 고서점가를 세계유산유네스코에 등재한다면 관광객이 와 보고는 웃고 갈것이다. 고서를 보러왔는데 초중고 참고서만 있으니 말이다. 세계문화 유산의 등재도 아무것이나 하는 것이 아니다. 부산시민도서관의 고문헌은 세계의 자랑거리이고 유명한 고서가 있다. 우리부산의 자랑거리 시민도서관 고문헌실을 더욱 활성화해서 더욱 더 알려지도록하고 부산에 또 하나의 랜드마크를 이뤄야한다.
 
[2015년 10월 26일 제69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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