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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시론

“절경 이기대 동산 파괴자는 저주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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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대는 아름답다. 광주 강원도 등 전국에서 단체로 이기대를 찾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자연이 빚은 수천만 년의 작품이 고스란히 부산 도심 바닷가에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는 것은 어쩌면 기적이다.

이기대 갈맷길 출발점인 어촌마을 섭자리 위에 아름다운 작은 동산이 있다. 동산 입구에서 높은 절벽 옆 5개의 다리를 건너 오륙도 스카이웨이까지는 거의 2시간쯤 걸린다. 바닷가 길가에는 철 따라 수백 종의 야생화가 핀다. 발길 닿는 곳마다 절경이다.

동산의 아름다운 자연이 IS동서의 31층 고층아파트 건축으로 파괴될 위기에 놓였다. 부산 시민, 환경운동단체, 이웃 아파트 주민들이 이기대 개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난개발을 승인한 부산시를 규탄하고 남구청은 아파트 건립 사업계획을 돌려주라며 감사원 감사 청구까지 추진키로 했다.

부산시장 남구청장은 모두 부산 출신이다. 행정의 최고 책임자들이 부산을 속속들이 잘 아는 부산 사람이다. 바른말 하는 시,구청 공무원은 없었을까. 들끓는 반대여론을 무시하는 행정 행위를 끝까지 밀고 갈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오래전 설악산 입구의 관광호텔 상가건물도 설악의 자연경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모두 철거했다. 부산시의 환경보존, 공원 정책은 시대 흐름을 외면하고 있다.

자연환경을 파괴한 대가는 크다. 해운대 해수욕장이 제주도에 밀린 것은 바닷가 자연 숲을 살리지 못한 부산시와 해운대구의 단견 탓이다. 하늘 높이 치솟은 고층아파트 밀림을 한참 지나야 해수욕장이 보인다. 누가 서울에서 시멘투성이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을 것인가.

영국 환경단체 내셔널 트러스트는 도버 해안에 7천만년 전부터 형성된 높이 250m의 새하얀 절벽 화이트 클리프를 살려냈다. 절벽 근처에 부유층들이 별장을 짓기 시작하자 전 국민에게 호소, 모금과 기부금으로 그 일대를 매입했다.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적 유적은 모든 사람이 그 가치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내셔녈 트러스트가 부럽다.

이기대 입구에 고층아파트를 추진하는 IS 동서는 아파트로 성공한 기업이다. 몇 년 전에도 동산에서 해운대 동백섬까지 케이블카를 추진, 시민 환경단체 주민들의 완강한 반대로 좌절됐다.

부산은 산과 바다가 있어 아름다운 도시다. 산기슭에 들어서는 아파트는 산과의 스카이라인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높이 올라갈수록 업자 개인에게는 이익이 집중되지만 피해는 많은 시민에게 돌아간다고 도시 건축 전문가 전 동의대 총장 정량부 교수는 말한다.

이기대 야생식물 보존 연구를 오랫동안 하고있는 토박이 왕정문 야생식물전문가의 얘기는 충격적이다. “동산 파괴자는 반드시 당대에 저주받는다일제 때 한 일본 고승이 동산 동자는 아이 동()자가 아니고 눈동자 동()자다. 용의 눈을 찌르는 자는 반드시 저주받을 것이다.’라고 한 예언을 선친에게 전해 들었다 한다.

우연의 일치일까. 20여 년 전 동산 허리에 큰 건물을 지어 시민의 비난을 사던 청년 업자, 그 건물 완공을 맡았던 건설업자도 타계했다. 동산 입구 섭자리에 골프연습장을 세워 열심이던 여사장과 아들도 갑자기 세상을 떴다. IS 동서의 케이블카 추진 용호동 어용단체 회장도 갔다. 그동안 동산을 이용, 사업을 벌였던 인사들 8명이 가버렸다고 한다.

이윤추구는 기업의 목적이다. 환경을 파괴하면서까지 기업의 이윤확대는 당대는 물론 미래세대에게도 잘못이 입질에 오르기 쉽다. ‘기업은 국가와 사회에 대한 봉사이자 책임이라고 이병철 회장은 자서전에 밝히고 있다.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사업 보국의 신념으로 기어이 반도체라는 국가 효자 기업의 초석을 놓은 어른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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