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전 세계에서 부를 이룬 나라다. 세계 어디를 가나 한국 제품이 있고 한국 사람이 있다. 국내에선 그런 사실의 중요성을 모른다. 캐나다 대학의 역사학과 교수는 끊임없이 싸움판을 벌이고 있는 국내 정치가 한심한 모양이다. 북한과 미국 외국과의 관계에서 좋은 환경을 만들어 끊임없이 발전해 가야 할 처지에 나라가 위기에 내 몰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대통령들은 소통을 할 줄 모른다.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에까지 몰렸지만 자기변명도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했을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홍보팀이 꾸민 행사에는 갔지만 시원스런 기자회견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초 용산 대통령실로 옮긴 후 자연스러운 도어스테핑(문을 드나들 때 잠깐의 문답)으로 참신한 소통의 창구를 마련했다. 정치경력 없는 대통령의 견해가 여과 없이 나가 말썽을 빚기도 했지만 기자들의 질의를 통해 민심에 다가서려는 의도는 꺾이지 않았다.
취임 100일을 넘긴 지금 국정을 과단성 있게 끌고 가야하는 대통령의 주변에는 정부의 성공보다 실패를 바라는 듯 거대야당과 좌파 언론 시민단체들이 사사건건 태클을 걸고 있다. 어지러운 정치상황에서 국민은 편치 않고 기업은 창의적인 생산성을 올리기 힘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직 징계를 받은 이준석 국민의 힘 전 당 대표는 대통령을 향해 갖은 독설을 퍼붓더니 결국 법원이 비대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주호영 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했다. 잘못하면 정치 동력이 상실 된다. 치열하지 못한 여당이 야당의 내로남불 식 집요한 공격에 당내 협치를 못 이룬 채 비이성적으로 대응하면 혼란이 가중 될 것 같다.
한국 정치는 왜 이렇게 못나야 하나. 정부 여당은 혁신, 비대위를 내세웠지만 뭘 하고 있었는지 국민은 알 수가 없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대통령과의 문자 노출로 여론의 뭇매를 맞더니 법원의 판결로 다시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는 등 당자체가 뒤죽박죽이다. 얼마 전 머리에 파마 염색한 뒤 앞머리 몇 가닥에 노란 물까지 들여 TV에 등장한 모습은 정치가 그렇게 한가해도 되는지 한심하게 보였다.
대통령이 국민의 신뢰를 쌓아가기에는 지극히 어려운 상황이다. 다부지지도 패기도 없는 당 운영이 전혀 먹혀들지 않는 상황에 대통령의 신뢰도 30% 안팎 유지도 힘들 것 같다. 김건희 여사 팬클럽이 대외비인 대통령의 일정을 상세 공개한 것 또한 말썽이다. 부스럼을 만드는 팬클럽은 의미가 없다. 국민과 소통의 기회를 늘리고 스스럼없는 거리유지는 어찌보면 보통사람다운 털털함으로 다가설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나, 한 국가와 국민을 책임져야 할 막중한 위치에 있는 사람의 안위는 권력과는 별개로 중요한 일이다.
그동안 대통령내외를 수행해온 지근거리의 참모나 행정수반들은 기본적인 수칙을 인수인계받아 적어도 기본수칙 매뉴얼정도는 소통했어야 했다. 이 모든 불상사야말로 소통의 부재로 인한 사고다.
이제 대통령도 냉철하게 시국을 풀어가야 한다.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지면 당도 혼란의 와중에서 벗어날 수 있다. 나라의 명운은 결국 대통령의 자질과 능력이 관건인만큼 이준석 사건도 대통령의 지혜로운 판단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매일 기다리고 있는 기자들의 회견을 잘 헤쳐 나갔다. 대통령의 리더십이 바로 서야 민생을 바로잡고 안보와 경제의 불안을 헤쳐 갈 수 있다.
지치지 않고 정국을 수습해야 나가야 한다. 역경을 뚫고 새 역사를 기어이 쓸 것을 다짐하면서 혼돈 앞에 서야 한다. 대통령의 진실이 국민의 마음을 울릴 때 국정운영은 순조롭고 신뢰도 얻을 수 있다. 대통령의 성공이 바로 나라의 성공이다.
[2022년 8월 26일 147호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