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12월 22일

여유시론

대통령 부인역할 ‘새로운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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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부인이란 자리는 큰 자리다. 결코 뒷전에 머물 수 없는 역할이 의무처럼 따르는 위치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이 이제 한 달 남짓한데 부인 김건희 여사의 행보를 두고 마치 동네북 치듯 정치인들이나 언론의 논평이 쏟아지고 있다. 대통령은 출근길에 마주친 기자들의 부인 활동에 대한 질문에 방법이 있으면 알려 달라고 할 정도로 곤혹스러워 한다.

대통령인 남편의 업무와 고충을 이해하고 걱정도 함께 해야 하는 동반자입장에서 집안에 가만히 앉아 시간을 보낼 수만은 없다. 더구나 여성의 사회 활동은 세계적 추세다. 여성은 이미 시대의 한 축을 감당하고 있다. 대통령 부인의 활동에 흠집 내기를 계속하는 것은 역사적 흐름을 부정하고 외면하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더구나 전문직을 가졌던 대통령 부인으로서 지난날 문제점을 빌미로 당연한 활동에까지 발목을 잡는 것은 식물인간처럼 꼼짝도 하지 말고 죽은 듯이 지내란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대통령 부인으로서 역대 대통령 부인들을 예방하고 자문을 구하는 것은 당연한 도리다.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을 때 자기 동네 빵집 지점이 있는데 왜 굳이 본점까지 가서 빵을 샀느냐면서 교통체증 운운 토를 달기도 했다. 좀 더 나은 빵을 사가야겠다는 정성마저 공격의 대상이 된 것이다. 그렇다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NATO(북대서양 조약기구)회의에 김건희 여사를 동행, 배우자 세션에 참석할 계획마저 광폭 활동 하느냐고 따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대통령 전용비행기를 타고 가지 않아도 될 인도까지 혼자 가서 타지마할 관광까지 했던 요란한 김정숙 여사에게는 입을 꼭 다물고 말 한마디 하지 않은 그때의 여당이 최소한의 염치마저도 팽개친 것이다.

김건희 여사의 7000원 짜리 티셔츠는 좋은 패션이 되지만 김정숙 여사의 700만 원짜리 명품 옷은 굵은 허리만 강조될 뿐 별로 좋아 보이지도 않았다. 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 재크린 케네디 여사의 의상, 아름다움 때문에 드골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와 재크린을 바꾸어도 좋다는 유모어를 할 정도로 재크린을 극찬 했다. 김 여사가 예쁜 것도 옛날 사진까지 들이 대며 갖은 흠집을 내는 심리의 저변은 무엇일까. 성형하는 남성들의 숫자가 늘어가고 남성들이 화장하는 세태에 소소한 개인사까지 비난하는 것은 좀스럽다.

정권이 바뀌어도 여전히 정치는 거기서 거기다. 권력 쟁탈만을 일삼는 팬덤 집단으로 계속 싸움을 벌이는 정치인들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신뢰하는 국민은 자기 가족이외는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치 입문 초년병인 윤석열 대통령은 민심을 알고 여론을 듣기위해 매일 아침 기자실 쪽으로 지나가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4500원 짜리 국수점심, 직원 햄버거 생일잔치, 아이들도 초청한 용산 대통령 실 집들이로 쉼 없이 국민 곁으로 다가가려고 애쓰고 있다. 푸근한 이웃집 아저씨 같고 친한 형님 같은 대통령이다.

부부는 살아가노라면 생각도 얼굴도 서로 닮는다고 한다. 아내 김건희 여사가 나들이를 할 때마다 공격에 휩싸인다면 그 남편의 심정은 어떨까. 대선 때 부인의 조용한 내조와 제2부속실 폐지 공약을 어겼다며 민주당에서 대통령의 사과까지 촉구하고 있다

대통령 부인의 활동을 돕는 직원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보안상으로도 대통령 부인 혼자 다닐 수는 없다. 날카로운 논평에 이제 신물이 난다. 배려와 관용이 그리워진다. 이제 대통령 부인의 활동에 대한 가치와 새로운 롤 모델을 만들어 가며 국민의 이해와 사랑을 얻어 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통령 부인의 활동을 묶어두려는 발상은 국가적으로도 손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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