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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시론

후보 배우자에게 나라를 맡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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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3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대선 기간 동안 어느 대통령 후보가 국민들이 걱정 없고 분통 터지는 일이 없이 잘 살게 해 줄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는 정책을 보여주는 대결의 장이 펼쳐져야 한다. 안보며 외교, 경제, 국가 비전을 제시하여 대통령으로서의 능력과 자질, 인간 됨됨이를 판가름하는 경쟁의 장마당이 서야 한다.

수많은 대선의 소용돌이를 지나왔지만 이번처럼 이상한 양태로 시작되는 대선은 처음이다. 개발이익의 상당 부분을 민간인에게 몰아준 대장동 사건 의혹 당사자인 여당의 이재명 후보도 국민의 상식적 이해 범위를 넘어선다. 하지만 야당 윤석열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를 둘러싼 저질 논란에 이르면 이번에 우리가 대통령을 뽑는 건지, 대통령 배우자를 뽑는 건지 헷갈리는 수준이다.

여당의 내로라하는 정치인들까지 나서 후보 배우자를 놓고 죽기 살기로 야단하는 건 다른 대선에선 볼 수 없던 일이다. 김건희 씨의 대학 겸임교수 지원 경력 부풀리기 의혹은 한마디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후보부인은 국민께 불편함과 피로감을 안겨 드린 점 사과한다고 했다. 윤 후보도 이유 불문하고 죄송하다는 사과를 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김건희 씨는 문화 예술방면 콘텐츠 기업의 대표이사인 문화예술 사업가다. 앤디 워홀 위대한 세계 전, 세계적 명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 전 등 세계적 작가의 전시기획을 이끈 능력은 평가 받을 만 하다. 이런 특이한 경력을 인정하기보다 과거 유흥업소에서 일 했다는 터무니없는 쥴리 의혹을 덮어씌운 것은 성공하고 있는 전문직 여성에 대한 모욕이며 여성성에 대한 비하, 인격 살인이다.

색동옷 입은 추미애 전 법무장관이 반중우 적삼을 입은 윤석열 후보를 회초리질 하는 만화 컷은 혐오감을 부추긴다. 아직도 내 영()!”하는 식의 자아도취 망상에 빠져있는 것도 놀라운데, 거기다 쥴리문제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 위조문서를 만들어 거짓 증언한 김 대업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추미애 민주당 명예선대위원장이 윤석열 후보 흠집 내는 목소리를 높이면 높일수록 윤석열 편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민주당도 모르고 있지는 않을 텐데. 윤석열을 대통령 후보로 만든 일등 공신이 누구였는지 기억하지 못한다면 당의 기능에 고장이 있는 것이다.

전 문화부장관 접시꽃 당신의 시인 도종환 의원 까지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문제를 더 따져보겠다는 대열에 나선 걸 보는 마음도 서글프다. 먼저 간 아내를 그토록 그리워하던 존경하는 시인이 야당후보 아내공격에 앞장 선 모양새는 시인을 좋아하던 마음마저 흐리게 한다.

이재명 후보가 행사장에 부부 동반으로 나와 함박웃음을 머금고 부부애를 과시하는 건 배우 김부선 과의 스캔들을 덮으려는 의도 때문은 아닌지. 아내를 그토록 사랑하는 후보가 어떻게 형수에게는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상욕을 퍼부었는지 물종지에 담긴 그의 인품을 엿보게 한다. 지금 김건희 공격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이 이재명 후보의 김부선 문제, 아들 상습도박 문제는 어떻게 대처 할지 모르겠다.

아직도 김건희 문제인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에는 그런 일 말고도 해결할 난제가 수없이 많다. 북한 김정은의 핵위협에 어떻게 대처할지, 미국과 중국의 본격 패권 대결 구도를 어떻게 헤쳐 갈지, 전기차로 대표되는 모빌리티 혁명과 차세대 반도체 개발 경쟁에서 어떤 전략으로 미래 세대에게 먹거리를 마련해 줄 것인지 따져보는 데만도 3개월이 부족하다.

양측 정당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이번 선거가 무엇을 위한 선거냐고. 대체 왜 대통령 후보 본인이 아니라 배우자 공격에 이렇게 열을 올리느냐고. 대통령 배우자에게 나라를 맡기기라도 할 생각이냐고.

[202112241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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