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4월 28일

여유시론

그래도 진심어린 기부 있어 세상은 흐뭇하다


전상수 고문님.jpg
손수레 노점 과일 장사로 시작하여 평생 모은 400억 전 재산을 가난한 학생들을 위해 고려대학교에 내놓은 노부부의 뉴스는 가슴을 확 트이게 한다. 두 사람 모두 초등학교 졸업장도 없다. 그래도 미국에 사는 장남의 모교에 전 재산을 내 놓은 것이다.

허구한 날 사리사욕에 젖어 싸움으로 지새는 나쁜 정치, 사기와 부패가 판치는 사회, 위도 아래도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에 노부부의 기증은 목마른 산길에서 맑은 샘물 한잔 들이키듯 시원하다. “평생 노랑이 소리 듣던 나 같은 밑바닥 서민도 인재를 기르는 데 보탬이 될 수 있구나, 이런 생각에 정말기뻐요” 피 땀 어린 전 재산을 기부한 것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사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두 아들이 부모의 전 재산기부에 동의하지 않았더라면 이 선행은 이루어 질수 없었다.재산을 자신들이 상속 받는것 보다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부모의 결심에 따라준 두 아들도 정말 훌륭하다. 언제부터인지 재산 상속에 대한 부모의 공포증이 우스갯소리로 나돌고 있다.

1- 자식에게 일찍 재산을 다주면 굶어 죽는다. 부모를 구슬려 재산등기가 끝나면 얼마 못가 생활비, 용돈도 주지 않는 현실을 반영한다. 2- 반쯤 주면 졸려 죽는다. 다 내놓으라는 성화에 견딜 재간이 없다는 것이다. 3- 안주면 맞아 죽는다. 재산 상속 문제로 부모를 죽인 일까지 있는 비정한 세상을 빗된 말들이지만 어쩐지 개운치가 않다.

그래도 좋은 소식이 가끔씩 들려 살맛을 더해 준다. 며칠 전 마이클 블룸버그(76) 전 뉴욕시장이 모교 존스홉킨스대에 우리 돈 2조원을 기부 하겠다고 밝혔다. ‘자격을 갖춘 고등학생들이 부모의 통장 잔고 때문에 대학 입학 문턱에서 좌절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그의 신념이다.

학비 때문에 대학 입학에서 누락 되는 것은 기회균등의 훼손이며 부모세대 빈곤의 대물림이라고 자신의 거액투자 이유를 설명한다. TV 방송, 출판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뉴스. 금융 정보업 사주이기도 한 그는 대학시절 교내 아르바이트로 닫힐 뻔한 기회를 열었고 그 덕분에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장학재단, 비영리 단체에 계속 기부해 왔다. 홍콩의 유명배우 주윤발도 최근 8100억 원 전 재산의 사후 기부 약속으로 뜨거운 뉴스거리가 됐다.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고 폴더 폰 하나로 17년간 쓰다가 요즘 들어 새 스마트 폰으로 바꾸었다.

어린 시절 가난 하게 자랐던 주윤발은 ‘ 이 돈은 내 것이 아니다. 단지 내가 잠깐 맡고 있을 뿐.’ 양아들이 하나 있어 엄청난 재산기부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분쟁 없이 기부가 이어져 물질보다 정신적 행복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그의 마음가짐은 귀감이 되고 있다.

‘오늘 누군가가 그늘에 앉아 쉴 수 있는 것은 오래 전에 다른 누군가가 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이런 신념의 워렌 버핏은 2006년 게이츠 재단에 30조원의 기부를 약속했다. 버핏과 점심 한 끼 행사 경매최고가가 35억5000만원에 이러더니 318억 원이 모여져 빈민 구제재단에 기부 했다.

기부의 상징 빌 게이츠 부부가 만든 ‘빌&멜린다 게이츠재단’은 가난한 나라, 가난한 사람들이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고 에이즈 치료법 개발지원 등 많은 일들을 꾸준히 하고 있다. 재산을 모우는 데는 자신의 재능이 발휘됐지만 사회활동을 통해 축적한 재산을 사람들을 위해 써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감’이 미국 기부자들의 철학이다.

부산에도 1억 원씩 내는 아너 소사이어티에 부부회원, 가족회원 까지 늘어 봉사 활동도 하는 등 기부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사과장수 노부부의 전 재산 기부가 우리 기부문화에 새로운 충격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두 분의 만수무강을 진심으로 빈다.

[20181119일 제10635]

추천0 비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