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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시론

우리에게도 빌 게이츠가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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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창업자 빌 게이츠는 청소년시절부터 학교에만 있는 컴퓨터에서 잠도 자지 않고 매달린 컴퓨터광이었다. 중학교 때 벌써 친구들과 함께 한 회사에 급료를 계산하는 프로그램을 완성해주고 1만달러의 수고비를 받는다.


미국의 제일 부자, 세계의 제일부자가 된 그에게 관심이 쏠리는 것은 세계의 빈곤과 질병퇴치를 위해 계속되는 과감한 거액 기부와 부에 대한 그의 철학때문이다.


이번에도 그는 “아버지가 곧 92번째 생신을 맞는다.” 면서 알츠하이머 치매 기금과 추후 관련 연구기업에 1억불(1118억 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도 80대 중반이면 이병에 걸릴 확률이 50%가까이 된다.


하지만 확실한 치료 방법 없이 사망하는 10대 질병중 하나라고 한다. 빌게이츠는 100세 시대 인생 후반부에 큰 위협이 되는 치매예방에 거액기부로 차원 높은 효도를 하는 셈이다. 세계의 ‘기부 왕’으로 손꼽히는 빌 게이츠는 재산의 95%를, 워런 버핏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전 재산에 가까운 99%를 기부하기로 오래전 약속, 실천하고 있다.


2년 전엔 애플 최고 경영자 팀 쿡도 10살인 조카의 교육지원이 끝나면 죽기 전에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경제지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밝혀 화제가 됐다.


게이츠와 버핏 두 사람이 벌인 재산 절반 사회 환원운동으로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 40명의 미국 억만장자들이 이에 호응, 기부를 약속하고 발표 했다. 사회에서 이득을 봤으니 그 부를 사회에 돌려주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널리 퍼지고 있는 미국이다.


형제간의 상속다툼이 피나는 법정싸움으로 번졌던 삼성가나 두 아들의 경영권 승계싸움에 휘말려 100세에 가까운 노쇠한 창업자가 법정에서는 롯데가의 모습 등 지탄 받는 우리네 재벌들의 행태와는 하늘과 땅차이다.


기부는 자기회사의 이미지를 좋게심어 주어 더욱 큰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세금 감면, 개인이나 기업의 이미지 개선, 인지도 상승등 이익이 있기 때문에 큰 부자들이 기부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빌게이츠나 워렌 버핏처럼 상상 할 수도 없는 거액을 선뜻 내놓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까 미국에서는 물론 세계인적인 뉴스 꺼리가 되는 것이다. 빌 게이츠의 자녀교육에 대한 철학은 돈과 권력보다 앞서는 것이 없는 우리 풍토에선 엉뚱할지도 모른다. 그는 오래전 정몽준 의원의 초대로 국회에서 강연한 적이 있다.


“운 좋게 많은 돈을 자녀에게 줄수 있다. 자녀가 1억 달러가 넘는 돈을 가지고 인생을 시작하게 할 수도 있다. 내 생각에는 그것이 오히려 자녀에게 해가 된다. 자신의 힘으로 어떤 것을 성취하려는 능력에 손상을 받는다. 대신 자녀에게 최고 교육이나 경험을 하게 해 주는 것은 의미가 있다. 그 다음은 의사가 되든 교사가 되든 스스로 결정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철학을 지닌 빌 게이츠를 보면 우리 부자들의 자녀교육은 거의 보호 일변도다. 어느 재벌 3세 딸은아들에게 국민음식 라면이 몸에 좋지 않다고 한 번도 먹인 적이 없다고 한다. 이렇게 국민 생활과는 동떨어지게 자란 재벌 4세가 기업을 번영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과보호된 재벌 3,4세들의 일탈 행동은 끊이지 않고 있다.


중소벤처기업 장관 후보자가 자신은 부의 대물림을 비판 하면서 상속세를 아끼기 위해 어린 딸과 엄마사이에 금전대차계약 같은 묘한 ‘쪼개기 증여’를 한 것은 국민을 씁쓸하게 한다. 이런 아버지에게서 딸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입으로만 정의를 외치는 인물이 장관자리에 있다면 누가 터놓고 어려운 일을 의논하고 진심으로 따를 것인가. 빌 게이츠 같은 세계 제일의 부자는 없더라도 존경받는 부자, 존경받는 재벌, 존경 받는 관료가 없는 것은 이 나라의 비극이다.


[20171117일 제9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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