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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시론

위기의 한국 어디로 가고 있나

 

전상수 고문님.jpg
 
추운 겨울을 지난 산허리에는 벌써 오리나무 가지에 봄이 감기고 있다. 낙엽 쌓인 가시나무 덤불 아래 돋아난 파란 잡초가 밤 추위에 용하게 버티며 봄을 기다리고 있다. 자연마저 제 갈 길을 알고 계절 따라 변하고 있지만 이 나라 정치는 봄을 외면한 채 혼란 속으로 빠져 들고 있다.

대통령 탄핵정국이 몰고 온 혼란과 갈등, 끝없는 대립과 불안으로 나라는 위기 상태다. 탄핵 심판이 가까워 오자 촛불 세력들은 기각되면 혁명태극기 세력들은 인용되면 내란등의 강경주장으로 주말과 3.1절 대회전을 예고한 상태다.

4개월 가까이 계속되는 탄핵시비로 하루도 편한 날이 없는 세상이다. 이런 난판 속에 장바구니 물가마저 끝없이 오르고 있다. AI로 인해 달걀 값도 치솟아 장보기가 겁나다는 서민층 주부들의 푸념을 들어 줄 정부도 국회도 행정도 고장 난 시계처럼 작동이 거의 멈추어진 상태다.

대통령이 있었을 때도 그 모양이었지만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엔 대행의 잔잔한 표정만 보일뿐이다. 조류독감, 구제역, 치솟는 물가 등 국내문제에 지시는 있었지만 성과는 별 없었다. 뒤늦게라도 내수 활성화를 위해 KTX를 예약하면 50%를 할인 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기는 했다.

트럼프 미국 정부의 걷잡을 수 없는 정책에 아베 일본 총리는 별장까지 갔다 왔다며 미.일 결속을 과시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주석도 곧 회담 할 것이라는데 미,,일 세 강국 사이에 낀 우리는 긴박하게 돌아가는 국제정세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대권에 눈먼 주자들은 오로지 대통령 되는 일에만 정신을 팔며 치열하게 선거운동에만 매달리고 있다. 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정치권이 시위집회에 참석하며 분쟁을 더욱 부추기는 형상이다. 김정남이 피살되었고 대륙 간 탄도미사일 발사를 서슴지 않는 북이 중국은 줏대 없이 미국 장단에 춤을 추고 있다며 공개리에 중국 까지 비방하는 것을 보면 어떤 상황이 빚어질지 심히 우려된다.

민감한 국내외 국제 문제에 눈 감은 대선주자들의 경쟁 행태는 허황한 공약은 남발 하는 등 요란하기 이를 데 없다. 법을 먼저 지켜야 할 사람은 평범한 국민보다 권력을 쟁취하려는 대선 주자들이다.

광주를 위시하여 지역의 표밭을 누비며 아동, 노인 수당증액, 병역기간 단축 등 감당할 수없는 공약들을 발표하고 있다. 지금 선관위는 개점휴업 상태인지 아니면 머지않아 집권할 차기 정부 지도자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지 말이 없다.

기 막히는 일은 며칠 전부터 헌재 재판관 8명 모두에게 개인 경호원을 배치한다는 사실이다. 촛불과 태극기 세력 간 대립이 마치 내전 같다고 한다. 탄핵재판 대통령 측 변호인이 북한식 정치 탄압이다.

헌재가 국회 편을 들고 있다. 헌재가 자멸하는 길...헌재가 (공정한 심리를) 안 해주면 시가전이 생기고 ...아스팔트가 피로 물든다.”차분한 논리전개로 헌재와 국민에게 공감과 감동을 주기보다 분노의 감정을 폭발한 변론은 긁어 부스럼이다. 1시간 40분 동안의 긴 발언에서 재판의 무효를 주장한 것은 헌재 이외 심판기구가 달리 없는 한 공허한 소란에 지나지 않는다.

헌정회와 대한 변협,4.19주역과 후손들이 만든 사단 법인 4월회가 나서 정치권도 국민도 헌재 결정에 승복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지금의 기세로 보면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질 것 같지 않다

  

탄핵 심판의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정치권에서 어떤 주장을 하든 대통령은 아직도 하야의 길을 선택 할 수 있다. 헌정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서 탄핵이란 불명예는 전 여성의 불명예이기도 하다.

4백여 년 전 선조 때 율곡 이이가 왕에게 이런 상소문을 올렸다. “2백년 역사의 나라가 지금 2년 먹을 양식이 없습니다. 그러니 나라가 나라가 아닙니다. 이 어찌 한심하지 않습니까.“ 지금 우리에겐 먹을 양식은 있다. 그러나 정부와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나라를 나라로 믿지 못하는 지경이다.

앞으로 두 눈 바로 뜨고 대통령을 선택해야 한다. 국가미래를 위한 정확한 비전, 안보 경제 외교정책, 교육 문화정책, 후보의 과거 행적 까지도 현미경을 들이 댄 듯 낱낱이 검증해야 한다. 다음 대통령은 누가 되더라도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배려와 화합 없이 대결과 투쟁만 있는 나라에는 희망은커녕 공허만 있을 뿐이다.

  

[2017223일 제8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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