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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시론

생선 맛은 그대로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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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조기 구이를 곁들여 아침밥을 먹었다. 분명 수입생선인 것 같은데 간이 맞고 노릿하게 잘 구워져 맛이있다. 나이든 사람은 요즘 생선 먹어도 상관없다고 한다. ‘내 나이가 어때서’유행가 구절이 떠오르지만 건강을 생각해야지 나이 따질 일은 아닌 것 같다.
 
TV뉴스에서 며칠 잠잠 하더니 다시 “후쿠시마 사고원전 처리 작업과정에서 오염수 지상으로 쏟아져...” 오염물질이 땅으로 흘렀다고 한다. 땅으로 스며들면 바다로 흐르는 것은 정한 이치. 뒤이어 도쿄전력이 원전 오염수 방사성 농도수치가 또 상승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지 벌써 2년 반이 지났건만 사고는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이다.
 
고리원전이 30km 반경에 있는 부산은 이런 상황이 더욱 걱정스럽게 들린다. 가뜩이나 설계수명이 지난 고리원전 1호기가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10월 초순에 재가동 했고 연근해 수산물소비는 급감한데다 수입산 일본생선 안전성문제 등 부산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걱정이 겹치고 있는 셈이다.
 
체르노빌 사고가 터진지 27년.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사고 이후 기형아들이 태어나는 등 무서운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다. 체르노빌의 방대한 사고지역은 여전히 황폐한 죽음의 도시로 남아 있다. 원전사고의 기억들이 남아 있는 한 일본 수산물이나 농식품 가공물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것은 어쩔 수가 없다.
 
정부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수입된 일본산 수산물에서 방사능이 기준치이상 검출된 경우는 없다고 한다. 연근해 우리 해역에서 잡힌 수산물은 더욱 안전하다고 검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그런데도 현재 부산시내 횟집이나 수산물판매소는 줄어든 소비로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소비가 줄어도 시장 생선 값이 별로 내리지 않고 있는 것도 오히려 이상하다.
 
방사성물질은 2개 얼굴을 하고 있다. 체내에 흡수 되면 근육, 갑상선, 뼈 등 특정 조직이나 장기에 침착해 암을 유발하는 독극물인 반면 한편에는 의학, 공업, 농업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
범죄수사나 유적 및 문화재의 연대기측정 등 광범위한 분야에 사용되는 소중한 자원이기도 하다.
동아대학병원 암 전문교수에 따르면 가슴 X선 사진, 뼈 스캔등 주요 검사에서 발생되는 방사선의 인체 피폭량은 검사당/mSv(밀리시버트) 0.02에서 20.4까지 라고 제시하고 있다. 현재 식품방사능의 식품허용 기준치는 세슘의 경우 370Bq/kg(베크렐)이던 것이 최근 일본 식품기준치에 맞춰 100Bq을 적용하고 있다. 방사선의 평균 잠복기간은 병마다 다르지만 5~30년이라고 한다.
 
우리 식약청 검사 결과 문제된 것은 한 건도 없다니 안심하고 생선을 먹어도 될까. 독일 방호학회의 어린이 권고기준치는 4Bq/kg이며 국내 '한살림 생협'의 경우 어른 8Bq, 영유아 4Bq를 준수하고 있다. 정부는 방사능 오염식품피해에 대해 국민이 믿을 수 있도록 국산이나 수입산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여부를 세밀히 가릴 수 있도록 측정기기를 더욱 늘리고 검사 결과를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원전문제도 더욱 심각하게 대처해야 한다. 후쿠시마 사고는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한 인재로 분석되고 있다. 수명이 지난 원전을 불량 부품으로 갈아 끼운 뒤 계속 가동하고 있는것은 국민의 안전을 뒤로한 안일한 처사다. 독일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이후 단계별 즉각적 원전폐쇄조치에 들어갔고 대체에너지 개발에 주력하는 등 이탈리아 프랑스를 비롯한 나라도 원자력 가동을 중지하거나 줄이는 대책을 취하고 있다. 가공할 원자력의 피해를 고려해볼 때 눈 감고 돈밖에 모르는 부정부패한 임,직원이 원전을가동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범죄다.
 
정부는 원전이 자리잡은 지자체의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달콤한 ‘곶감성,예산 배정에만 치중하고 있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최소한 노후화한 원전은 폐로절차를 밟고, 전문가 그룹을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에 계속 보내어 현장에서 직접 보고 연구할 수 있도록 예산을 대폭 배정해야 한다. 후쿠시마 사고를 교훈으로 수산물방사능 오염문제뿐만 아니라 낡은 우리원전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2013년11월19일 제46호 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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